경실련이 13일 공개한 문제의 '김현철 비디오테이프'는 서울 은평구 녹번동 은평구청 뒤 주택가근처 야산에 감춰져 있었다.
이 비디오테이프는 껍데기가 없는 상태로 마그네틱테이프가 고스란히 감긴 릴(REEL) 부문이 낙엽과 흙으로 살짝 가려져 있었다.
○…이날 낮 12시20분께 비디오테이프를 회수하는 작업은 취재진 50여명과 남궁진(국민회의), 변웅전(자민련) 등 야당국회의원들이 참관한 가운데 진행됐다.
경실련측에서는 이 비디오테이프를 박경식원장 사무실에서 훔쳐 이곳에다 숨겨둔 양대석 사무국장과 이근식 상임집행위원장 등이 취재진을 은닉장소로 안내했다.
양국장은 이곳을 테이프 은닉장소로 택한 데 대해 "집에서 가깝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문제의 비디오테이프를 은닉장소에서 꺼낸 양국장은 산을 내려오면서 "이젠 홀가분하다. 나는 이 엄청난 테이프를 며칠 동안만 갖고 있었는데도 불안했는데 그사람(박원장을 지칭)은 어떻게 이걸 몇년 동안이나 갖고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테이프를 그동안 공개하지 못한 것은 아무리 정권 고위층의 비리라고 해도 공개되어서는 안될 국민 기본권인 사생활에 관련된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었다"면서 "정권비리와는 별도로 개인의 사생활은 분명히 보호되어야 한다"고 언급.
○…비디오테이프를 회수한 경실련은 이를 언론에 공개하느냐 마느냐는 문제로 한때 진통을 겪었다.
이번 사건의 당사자격인 양국장은 사생활을 담고 있는 이 테이프 공개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했으며 유재현사무총장 등 다른 경실련 관계자들은 "여야 3당 총무단에게 각각 복사본 1개씩을 넘겨주자"는 입장을 피력.
한동안 공개여부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유총장은 하도 답답했는지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취재진에게 문의하기도.
○…결국 경실련측은 이날 오후 4시께 1백20분짜리 이 비디오테이프의 언론 공개를 결정한 뒤 사생활과 관련되는 부문을 빼는 조건으로 각언론사에 현철씨의 YTN인사개입 전화통화 등을 담은장면 등을 발췌한 10여분짜리 복사본을 배포.
이 비디오테이프에는 YTN사장선임과 관련, 현철씨가 모인사와 통화하는 장면과 박원장의 현철씨에 대한 고속도로 휴게소 청탁관련 대화 등이 담겨져 있었다.
그러나 알려진 것과는 달리 이 테이프에는 많은 인사들이 등장하지는 않았으며 언론에 이미 보도된 내용을 뛰어넘는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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