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2시40분 대구 동인초등학교 대강당. 1학기 동안 어린이회를 이끌어갈 전교어린이회장단 선거 열기가 뜨겁다. 투표순서를 기다리는 아이들은 누구를 뽑을지 의견이 분분하다. 올해 처음 선거를 치르는 4학년생은 호기심으로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번 선거는 후보등록부터 선거, 개표까지 일반 선거와 거의 비슷하게 치러졌다. 그러나 선거마다유권자를 우울하게 하는 과열도, 금품도, 상호비방도 여기엔 없었다. 전교회장 자리를 두고 후보4명이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였지만 어디까지나 선의의 경쟁이었다.
지난 11일 등록을 마친 후보자들에게 주어진 선거운동 기간은 이틀. 선거운동원은 자신을 추천한13~15명뿐. 선거홍보물은 포스터 2매, 소개서 5백매 이내, 피켓 5개가 전부. 결국 표는 발로 뛰어서 얻어야 한다. 쉬는 시간마다 4, 5, 6학년 13개 반을 돌며 인사를 하고, 아침이면 피켓을 든 선거운동원들이 등교하는 유권자들에게 1표를 부탁했다. 13일 아침엔 교내방송을 통해 TV 선거전도 펼쳤다.
후보들은 나름대로 기발한 선거전략과 깜찍한 공약을 선보였다. 키가 작아 '땅꼬마'란 별명을 가진 전교회장 후보 김병수군(13)은 "'등소평이나 나폴레옹은 키가 작아도 세계를 움직인 거인이었다"며 자신의 콤플렉스를 오히려 장점으로 내세우는 당찬 모습을 보였다. 선거포스터도 천태만상.포스터를 만들기위해 일부러 사진을 찍은 후보도 있었지만, 그림솜씨를 발휘해 자신의 모습을 우스꽝스레 그려낸 후보도 있었다. 농구골대 수리, 공중전화부스 설치, 배드민턴부 창설 등을 공약으로 내건 후보도 있었다.
선거관리위원장 손재출 교감은 "선거기간 동안 규칙을 어기는 후보가 1명도 없었고 개표가 끝난뒤에도 후보들끼리 열심히 하라며 축하했다"며 "12월 대선을 앞둔 어른들이 오히려 배워야 할 흐뭇한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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