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세계무대로 나서기 전에

미국에서 공부할 때 가끔 경험하던 일이다. 교수들은 한국학생과의 논쟁중 궁지에 몰리면 다른한국학생들을 끌어들여서 한국학생끼리의 격론을 유도한 후 자신은 빠져나간다. 외국 영화업자들이 한국업자들간의 경쟁을 이용하여 값을 올려받는 수법은 이미 고전에 속한다.해외로 여행하면서 경비절약이나 입맛을 이유로 라면, 고추장, 김치등을 휴대함에 따르는 에피소드들. 운반도중 발효된 고추장이나 김치 냄새가 비행기 안이나 공항을 가득 메우고, 호텔방에서취사할 때 발생한 열기로 화재경보기가 울려 소동이 일어나고, 호텔청소원이 방에 밴 냄새를 제거하면서 욕설을 해대는 모습 등은 결코 유쾌한 광경이 아니다.

LA에서 자동차판매점을 운영하던 한 교포가 제조사로부터 외상으로 공급받은 차를 현금을 받고판매한 후 할부금융으로 구입한 것처럼 꾸며 은행대출까지 받아서 한국으로 도망쳐 수백명의 교포가 차값을 지불하고도 차를 빼앗기는 사건도 있었다. 그후 현지의 교포 자동차판매점들은 신용거래가 차단되어 3분의 2 이상이 도산했다.

뉴욕, LA, 토론토 등에는 조기유학중인 일부 부유층 자녀들의 낭비적 탈선생활을 겨냥한 야간업소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고 한다.

뉴욕 맨해튼에서 영업하는 한 교포는 아침이면 32가 주변 여기저기서 발견되는 이들의 토사물이이 거리의 새로운 명물이 되고 있다고 한탄했다.

해외에서 동포를 마주쳐 지나가면서 "저거 엽전 같은데", "형편좋은 엽전 많구먼" 하면서 냉소짓는 태도도 버려야겠다.

나눠먹기식으로 출장나와서는 정작 기본적인 의사소통도 하지 못해 쩔쩔매는 모습도 보기가 안스럽다.

문민정부의 부르짖음 덕분인지 사회 전반적으로 세계화가 급진전되고 있다. 국제무대에서 소탐대실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도록 세계로 나서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을 가다듬자.〈대구방송 기획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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