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회창 신임대표의 행보가 조심스럽다. 무엇보다 그의 대표임명에 반발하고 있는 세력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13일의 대표 임명수락연설을 통해 스스로가 공정한경선관리 및 당의 단합과 결속을 소리쳐 외친만큼 상응한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이에 따라 이대표측은 불공정한 대선행보로 비춰질 대외활동은 자제키로 하면서도 이대표 또한차기 대선주자임에는 분명하다는 점에서 양자를 조율하는데 고민하는 모습이다.이대표측은 일단 대표가 되기전 단지 차기 대권주자로서 잡아 둔 대부분의 활동을 유보키로 했다. 16일부터 경주 등 지방을 순회하며 갖기로 했던 특강을 취소하는가 하면 매주 수요일마다 서상목의원과 함께 했던 '이회창과의 대화'도 무기연기했다.
한 측근은 또 이에 더해"이대표의 개인사무실인 광화문 이마빌딩내의 팀을 확대하려던 계획을 보류했고 여의도 사무소개설, 그리고 3월중 발족시킬 예정이었던'경선준비단'출범계획 또한 일단 유보했다"고 전하면서 "이는 차기주자로서 불공정 시비를 차단하고 당내 화합에 앞장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표직 수행동안 사무실을 당분간 폐쇄하자는 검토가 결국 부결된 것은 역시 대표와 차기대선주자간의 무게중심 잡기가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영삼대통령과 여당대표간 매주 갖는 청와대 주례회동을 둘러싸고 이대표측이 아직 형식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도 결국 양자를 의식한 고민때문으로 보인다. 14일 한때 이대표측이 주례보고를 갖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그같은 방침을 확정지은 것은 아니란것이 한 측근의 전언.
대통령과 대표가 수시로 만나 시국에 대해 수습방안을 논의해야지 지나치게 형식에 치우친 주례보고가 되어선 안된다는 문제제기는 있었지만 이를 두고"벌써 튄다"는 이미지를 줄수 있다는 점을 두고 설왕설래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국 이대표측의 주례보고에 대한 문제제기가 향후 당대표의 권한행사에서 청와대에 밀리지 않으려는 권력투쟁적 의도를 반영한 것으로 노골적으로 비치는데는 아직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셈이다.
청와대측은 이에 대해 "대통령과 대표 두 분이 논의해 결정할 문제이기는 하지만 일단 관행으로지켜온 것인 만큼 굳이 변화가 필요하겠느냐"며 뜨악한 표정을 짓고 있다.
어쨌든 이대표의 대표직 수행동안에는 1인 2역에 따른 불가피한 고민과 신중함이 계속될 것 같다. 〈裵洪珞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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