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李會昌)대표 취임이후 신한국당에 때아닌 한랭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이 전선은 당내 최대계파인 민주계를 주축으로 이한동(李漢東) 박찬종(朴燦鍾)고문등 두 대선주자진영 주변에 짙게 깔려 있다.
강력한 대선주자인 이대표에 대한 반발기류가 예상외로 강하게 형성되고 있는 느낌이다.일부에서는 신한국당에 조만간 폭풍우를 동반한 한파가 몰아닥칠 것이라는 주의보까지 내놓고 있다.
그 한파의 중심축은 민주계가 될 것이라는데 별 이의가 없다. 그러나 이대표체제에 대한 민주계입장은 아직 공식적으로 정리되지 않고 있다.
워낙 '이대표 카드'가 의외였던데다 계파의 좌장격인 최형우(崔炯佑)고문의 와병 충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대표 체제에 대한 민주계의 내부 정서는 생각보다 훨씬 부정적이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이대표 지명에 대해 드러내놓고 말은 못하지만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다.이런 정서는 민주계 중진들의 당직 고사(固辭)에서 그대로 표출되고 있다. 서석재(徐錫宰) 박관용(朴寬用)의원은 이대표를 떠받들 사무총장감에 자신이 거론되는데 대해 "안한다는데 왜 자꾸 그런 소리가 나오느냐"고 역정을 낸다.
민주계 대선주자인 김덕룡(金德龍)의원 진영의 불만은 더 크고 심각하다. 李대표 문제는차치하고라도 최근 국정운영과 관련한 민주계 중진들의 집약된 의견이 단 한번도 수용된 적이 없다고 불만을 털어놓는다.
지난 12일 김수한(金守漢)국회의장을 비롯, 김덕룡 서석재 김명윤(金命潤) 박관용 김정수(金正秀)의원과 심완구(沈完求)울산시장등 민주계 6인중진회동에서 제시한 '민주계 대표론'도 묵살당했다는 것이다.
김의원의 한 측근은 "민주계가 총리를 한 번 해봤느냐, 당대표를 맡아봤느냐"면서 "기껏해야 사무총장이나 정무장관을 맡아 심부름한 것밖에 더 있느냐"고 울분에 가까운 불만을 토로했다.지금까지 정국주도권을 한번도 쥔 적이 없는데도 민주계가 모든 책임을 다 뒤집어쓰고 '범죄자'취급을 받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대표에 대한 민주계의 불만은 기본적으로 "이회창대표를 못 믿겠다"는데서 출발하고 있다.
민주계가 민정계와 공화계등 타정파를 등에 업고 집권했지만 5, 6공과 구여권 수구세력과는 엄연한 차별을 둔 것과는 달리, 신임 이대표는 5, 6공 세력을 핵심축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물론 민주계 인사들이 모두 이런 '반이회창' 기류에 가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일부 민주계 인사들은 이미 이대표 진영에 줄을 대기 시작했다.
앞으로 이고문이 당을 별 무리없이 끌어 갈 경우 이런 현상은 급류를 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계 중진들도 당분간 공개활동이나 비판을 자제하고 내부 결속에 전력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있다. 최형우(崔炯佑)고문의 '공백'을 메워 민주계를 재결속하는데 매진하겠다는 다짐도 들린다.특히 일부에서는 이한동(李漢東) 박찬종(朴燦鍾)고문 진영과의 연대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이른바 민주계-이한동(李漢東)-박찬종(朴燦鍾)의 삼각축이 핵이 되는 '반이회창 연대구도'다.물론 이같은 구도가 구체화되기에는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 더구나 아직 이런 기류가 강하게 형성돼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한동고문의 최근 태도는 이런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이고문의 처신은 사뭇공격적이라는 얘기를 듣는다.
이회창대표가 선출되기 직전 이고문은 같은 민정계인 권익현(權翊鉉)고문에게 "이게 무슨 짓이냐"고 불만을 터뜨렸다고 한다.
자신에게는 당대표 수락조건으로 경선출마를 포기하라 해놓고 대권의지가 누구보다 강한 이회창대표를 낙점할 수 있느냐는 얘기인 셈이다.
이에앞서 이고문은 이회창대표가 내정된 사실을 처음 알았을땐 "내가 언론과 여론이 지명한 정신적 대표"라고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이고문의 이런 불만은 대중적 지지도가 높은 박찬종고문에 대한 우호로 나타나고 있다. '적의 적은 우군'이라는 정치논리인 셈이다.
이미 이고문은 전국위 석상에서 박고문의 손을 잡으며 우호의 정을 노골적으로 표시했다.두사람은 당시 단상에서 이대표와 가까운 김윤환(金潤煥)고문에게 경선과 관련한 냉소적인 질문을 던져 곤혹스럽게 만들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반이회창 연대구도'가 가시화되느냐의 여부는 오직 이대표의 정치력 여부에 달렸다고 봐야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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