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물 수출업체에 근무하는 박주임(34.여)은 월급 봉투를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홍콩 바이어로부터 월말까지 폴리에스터 10만야드를 보내달라는 주문이 갑작스레 들어와 지난주에는 무려 3일동안 하루 12시간 일했으나 수당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꼼꼼이 따져보니 토요 격주 휴무제로붙었던 연장근로수당 몇만원도 날아가고 없었다.
수당 실종 시대. 특히 원청업체의 주문에 따라 일거리의 변동폭이 큰 영세업체가 많은 대구.경북지역은 변형근로제의 영향이 클 전망이다.
변형근로제의 골격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취업규칙에 따라 2주단위로 주당 48시간까지,노사합의가 있을 경우 주당 56시간 이내에서 일을 몰아 할 수 있게 한 것.
극단적으로 월 말에 일감이 몰리는 직종은 1~2주는 32시간, 3~4주는 56시간 일해도 된다. 이 때3~4주에 초과 근무한 24시간에 대해 기본급의 1백50~2백%% 적용하는 연장근로수당을 받지 못하므로 임금이 6.4~8%% 줄어들게 된다.
섬유.기계.금융등 전업종에 퍼져 있는 토요 격주 휴무제가 대표적인 변형근로제. 한 주일은 하루8시간씩 48시간 일하고 한 주일은 40시간 일하면 토요전일근무에 따른 4시간 연장근무에 대한수당이 없다. 토요격주휴무제를 도입하는 업체가 크게 늘어날 것이 뻔한 셈이다.개정법은 변형근로에 따른 임금삭감분을 보전토록 규정했으나 기본급 인상, 상여금 지급등 보전방안은 노사 임금교섭때 희석돼 수당이 없어지는 결과만 낳을 것이란게 노동계의 시각이다.구미공단 섬유업체 관리자인 한모부장(44)도 "변형근로제를 도입한 상당수 지역업체들이 수당보전방안을 싸고 올 노사협상때 진통을 겪을 것"이라며 없어진 수당이 근로자가 원하는 만큼 쉽게 보전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을 몰아하는 '벼락치기' 유행으로 근로자의 생활리듬이 파괴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자동차부품업체에 근무하는 장모씨(38)는 "규칙적 생활을 할 때 생산성도 높다"며 "수당도 없는 일을 몰아서하면 근로의욕 감퇴, 산업재해 양산등 부작용이 속출할 것"이라고 걱정했다.근로자들의 다양한 노동형태를 낳을 규정으로 변형근로제 외에 단시간 근로제(파트타임제)와 선택적 근로시간제(자유 출퇴근제)가 도입됐다.
단시간근로제 도입은 파트타임 근로자가 증가하는 사회추세에 맞춰 이를 법적으로 보호하려는 의도로 정규근로자와 마찬가지로 각종 연월차 유급휴가,주(週)휴일, 퇴직금을 받게됐다. 단,1주간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파트타임 근로자는 이같은 혜택을 받지 못한다.
또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근로자의 자율권을 높일 수 있는 제도이나 신상품 또는 신기술의 개발,정보처리시스템의 설계 또는 분석, 디자인.고안, 기사의 취재.편성.편집업무등 이른바 전문직종으로 한정해 확대가 요구된다. 〈崔在王기자〉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