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KBL 중간평가

우여곡절 끝에 지난 2월1일 출범한 프로농구가 어느덧 3차리그 중반에 접어들어 페넌트레이스 막바지를 달리고 있다.

두달여 남짓한 프로농구의 진행상황을 보면 관중동원은 짧은 기간에 성공을 거두었지만 경기운영은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루 기준 8개 구장 평균 관중 동원은 4천3백여명. 아마시절 농구대잔치의 평균 관중이 7백19명(정규시즌 1백36경기에 9만7천7백90명)인데 비해 무려 6배에 가까운 수치다.

관중들의 구성에 있어서도 오빠부대 일변도에서 벗어나 점차 성인팬과 가족팬들이 늘어나고 있다. 장기적인 전망에서 이런 팬들의 연령·계층 다변화는 조기 정착에 대단히 바람직한 요소.대구의 경우 연고팀인 대구동양오리온스가 2승4패의 저조한 홈 승률을 보였음에도 평균 5천여명의 팬들이 찾아 부산, 광주에 이어 3번째로 높은 관중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런 팬들의 뜨거운 열기와는 달리 대회를 주관하는 한국농구연맹(KBL)과 각 구단들의대회 운영은 실망스러운 것.

상무팀의 참가와 구단 신설 문제등으로 출범전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하던 KBL은 리그가 시작되고 나서도 사무국조차 꾸려지지 않은채 대회가 진행되는가 하면 프로스포츠의 기본인 기록 집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등 자격 미달임을 드러냈다.

각 구단들도 연고지 이름만 내걸었을뿐 연고지 정착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광주나산외에는 연고지에 제대로된 사무실 하나 갖춘팀이 없고 대구동양의 경우 단 한명도 대구에 상주하는 직원이 없어 지역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농구관계자들은 치밀한 준비작업이 없이 졸속적으로 프로를 출범시킨게 이런 문제들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가 거듭되면서 KBL과 각구단도 점차 프로로서의 개념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플레이오프가 끝난 5월부터 11월 97~98리그가 시작되기전까지 얼마만큼 미비점을 보완하느냐가 프로농구 조기 정착을 위한 과제다.

〈허정훈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