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의 비밀연설내용이 최근 공개되자 북한내부에 은밀하게 드리워져 있던 휘장 한폭이 걷힌듯하다. 김정일 자신이 스스로 인정한 "지금 북한은 군량미까지 바닥난 무정부 상태"란 말을 미뤄짐작하면 북한체제는 갈데까지 다 간 정말 희망없는 집단 바로 그것이다.
지난해 12월7일 평양 김일성대학에서 노동당원과 학생간부를 대상으로 행한 이 연설은 북한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식량난을 비롯 총체적 위기상황을 적나라하게 고백하면서 이 위기타개를 위해따라주지 못하는 당일꾼들을 질타하는 내용이다. 김정일의 입을 통해 공개된 북한의 진실을 보는우리의 시각은 많은 반성과 아울러 대북자세에 새로운 결의를 다지게 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김정일의 연설을 요약하면 우선 식량난이 빚은 혼란이 사회 각계각층을 파고들어 무정부상태일정도로 모든 규약이 문란해졌으며 둘째 김정일이 장악관리하는 군보다는 당과 행정파트의 기강이해이해져 있으며 셋째 김정일 스스로가 경제는 경제담당관료들에게 떠넘겨 난국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연설문에서 김정일이 저지르고 있는 심각한 오류는 경제및 식량문제는 군과 당만 챙기는 자신의 몫이 아니라고 발뺌하고 있는 사실이다. 게다가 경제문제는 물론 식량조달문제를 정치력 내지군사력으로 풀어 나갈수 있다고 생각하는 인식의 잘못이 북한의 체제를 근본적으로 흔들어 놓은것 같다.
김정일은 지금도 북한 농업의 비생산성과 비효율성을 선진 농법을 도입하여 구조적으로 개량할생각은 없고 주민들의 사상통제및 억압을 통해 이겨나갈 생각이다. 그리고 그것이 기대한바에 미치지 못하면 국제사회에 호소하거나 그들이 갖고 있는 재래식 무력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여 부족분의 식량을 채우려 하고 있다
망명하기전 황장엽비서를 일본으로 보낸 까닭도 식량조달이 목적이었으며 4자회담 설명회 참석및4자회담 수락 여부도 모두 식량 확보를 위한 조건들일뿐 다른 아무것도 아니다.김정일은 '무력불사'라는 기본이념을 그가 추구하는 모든 정강정책의 기저에 깔고 있다. 수많은주민들이 굶어 죽어도 군량미를 확보하여 군사동원체제를 완강하게 구축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북한은 여러 정황으로 미뤄 자율회생도 어렵고 개방회생도 불가능할 전망이다.다만 한가지 우리가 경계해야할 일은 막다른 골목의 쥐가 고양이를 물듯 북한의 돌발사태에 완벽한 대비책을 갖추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 정부의 대북식량지원정책도 '인도적 차원'과 '군량미적차원'등 양쪽 모두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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