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검찰 박경식씨 소환 수사 전망

김현철(金賢哲)씨 비리의혹 사건에 대해 광범위한 물밑 내사를 해온 검찰이 19일 이 사건 관련자로는 처음으로 서울 G클리닉 원장 박경식(朴慶植·44)씨를 소환,철야로 조사를 벌였다.대검 중수부가 지난 14일 현철씨 의혹 사건을 이훈규중수3과장에 배당한 이후의 첫 가시적 조치인 것이다.

검찰은 그간 "워낙 제기된 의혹이 많아 기초조사를 벌이는데도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면서 "지금까지 내사결과 현철씨의 비리 혐의를 찾지 못했다"는 말만 되풀이한채 현철씨 비리의혹을 폭로했던 박씨에 대한 소환을 미뤄온 채 동향 파악만 해왔었다.

박씨의 소환에 맞춰 공교롭게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이날 오후 박씨의 양심선언 내용을 녹화한 비디오테이프를 공개,저간의 사정에 궁금증을 더해주고 있다.

문제의 테이프는 지난해 12월27일 녹화된 것으로 경실련은 이날 언론사에 기자회견할 것이 있다며 연락을 해온 뒤 갑작스럽게 비디오테이프를 공개했다.

검찰은 전날인 18일 박씨에게 전화로 검찰에 출두해 줄 것을 통보했으며 박씨는 출두 날짜를 이날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이날 기자들에게 한보국정조사특위에 기꺼이 증인으로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뒤 오후 4시께 병원을 나서 모처에서 수사관을 만나 오후 6시께 대검 청사에 도착했으며 검찰은 박씨의 소환 4시간만인 오후 10시께야 소환 사실을 공개하는 등 극도의 보안을 취했다.검찰이 박씨의 양심선언 녹화테이프가 공개될 것이란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고 박씨 소환을 결정했는지,아니면 박씨의 소환을 앞두고 경실련 혹은 박씨가 테이프공개를 결정 또는 요구했는지, 문제의 테이프가 공개되자 검찰이 박씨를 급히 소환한 것인지 여부 등 저간의 사정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박씨의 양심선언 내용이 현철씨의 국정 개입은 물론 은밀한 사생활 내용까지 담고 있는 등상당히 구체적이고 충격적인 것이어서 현철씨 비리의혹의 진상을 규명해야 할 검찰로서는 적지않은 부담이 될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검찰은 박씨에 대한 조사에서 △현철씨의 활동 자금 출처,공천개입 여부,청와대경호실등의 인사개입 여부 △최측근인 박태중씨의 세무조사 중단설 △박씨와 메디슨사와의 분쟁건 △국민회의 이성재의원 관련건 △국민회의 김희완씨의 녹화테이프 입수경위 △대호건설 이성호 사장의 유선방송국 인수건 등 양심선언 내용의 진상과 구체적인 내용을 추궁, 이 가운데 현철씨의 금품수수 비리를 찾아 내기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와관련, 검찰 관계자는 "박씨가 그간 보인 행태로 볼 때 그의 주장이 상당 부분 사실과 차이가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면서 " 더구나 현철씨와 관련한 금품수수 비리에 대해서는 구체적인진술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박씨 소환을 계기로 최측근인 박태중씨와 김기섭 전안기부 운영차장 등 현철씨 측근 인물들을 금주중 잇따라 소환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소환 조사가 국회 국정조사를 앞둔 시점에서 곧바로 현철씨의 소환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렇게 볼 때 한보청문회 막바지 기간인 4월17일,18일께로 예상되는 현철씨 청문회 출석시기까지 검찰은 한달 가량의 시간적 여유를 확보한 셈이다.

검찰은 일단 현철씨 소환 시기는 청문회 이후로 늦추되 현철씨와 관련한 비리의혹에 대해서는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통해 광범위하고 심도있는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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