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장정치 나선 대선주자들

신한국당내 대선 예비주자들이 이회창(李會昌)대표 중심의 당결속을 외치며 민생현안에 주력할방침을 밝히는 등 대선논의가 소강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이한동(李漢東) 박찬종(朴燦鍾)고문 등은 현장정치의 기치를 내걸며 새롭게 신발끈을 조이고 나섰다.

반(反)이회창전선의 중심에 섰던 이, 박고문과 김덕룡(金德龍)의원 등은 20일"현시점에서 당내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듯한 언행보다는 민생현안 해결에 주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이고문은 이날 낮 기자간담회에서 "국정의 일차적 책임을 지고 있는 집권여당의 의무를 다하기위해 이대표체제가 강력한 힘을 갖고 국정의 어려움을 헤치고 나가야 할것"이라면서 "지금 이시점에서 당이 즉각 대선논의에 들어가는 것은 국민의 생각과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김덕룡의원 또한 이날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동아시아연구회 특강에서 "당이 먼저 힘을 모아당을 바로 세우고 민심을 추스르는데 우선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고문은이에 앞서 19일 "5월위기설이 나돌 정도로 경제가 너무 심각하다"며 같은 맥락의 언급을 한 바있다

이에 따라 민생현안을 내세운 현장정치에 이, 박고문이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다.기자간담회장에 점퍼차림으로 나타난 이고문은 "오늘의 국가적 위기앞에 정치인으로서 깊이 참회한다"면서 "대선논의나 정쟁만을 반복하는 탁상정치에서 벗어나 민생현장으로 달려가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2개월동안 어디든 가서 누구와도 만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이고문은 오자복 전국방장관 등 25명의 예비역 장성모임인 '한강회'에 참석했고 22일 새벽에는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을 찾는다. 이어 27일과 29일엔 각각 포항공대 특강과 한청(한국청년지도자연합회)대구경북회원과의 만남을 위해 대구 경북지역을 방문할 계획이다.

박고문은 21일 서울 남대문시장을 시작으로 경제살리기 캠페인에 들어갔다. 다시 '핸드 마이크'를잡은 것이다. 박고문측은 "노상 토론회형식을 빌려 소비재 수입 자제 등 국제수지 개선에 대한국민들의 동참을 이끌어 낼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저서'신국부론'발간 기념행사인 저자와의 대화행사도 병행할 예정.

그러나 반이회창 전선의 중심인 이들이 이처럼 현장정치로 돌아선 데는 명분도 명분이지만 전략상의 일보후퇴란 측면이 강해 보인다. 이대표체제가 현실적으로 출범한 마당에 대선을 염두에 둔자신들의 이런 저런 발언들이 당원과 국민들 눈에 소아병적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데다 무엇보다의기소침해 있는 이들에겐 현장을 통한 재충전의 계기가 필요한 것이다.

이고문이 2개월 시한부 현장정치를 선언한 데서도 이같은 점들이 엿보인다. 2개월후면 여권내 대선논의가 본격 진행될 시점이다. 특히 박고문의 경우엔 그가 민심에서 앞서 있다고 자부해 왔다는 점에서 그와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다투던 이대표체제 출범이후의 민심의 향배를 짚어보고 전략을 가다듬는 계기로 만들 작정이다. 〈裵洪珞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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