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보사건의 검찰수사책임자인 최병국대검중수부장의 전격교체는 검찰은 물론 정가에도 적지않은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권은 일제히 '당연지사'로 환영 논평을 내며 검찰총장의 사퇴주장으로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이에 비해 신한국당은 '불가피한 조치'로 받아들이면서도 놀라워하는기색이 역력하다.
신한국당은 이날 다소 혼선을 빚었다. 이날 아침 모조간신문에서 여권에서 한보수사팀을 교체키로 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당직자회의에서는 이를"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기 때문에 더욱 곤혹스런 모습들이다.
물론 이날 당직자들이 검찰팀 교체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은 아니다.
여당으로서 이같은 건의를 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또다시 정치권과의 물밑협상의 의혹을 던져줄 우려때문이다.
실제로 이회창대표는 이자리에서"여당이 주도적으로 수사팀을 교체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라고 강조했을 뿐이다. 그러나 "검찰이 수사에 최선을 다해 왔다고 본다"는 이대표의 격려성 언급이 교체불필요의 뉘앙스를 풍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오후 상황은 돌변, 결국 중수부장 교체로 결론이 나버렸다. 당이 뒤통수를 얻어맞은 격이다.
그래서 이대표도 이날 저녁늦게 "검찰의 수사팀 교체는 금시초문이며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이 결과적으로 사실과 다른 얘기를 한 셈이다"며 당황해했다.
신경식정무장관도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이번 교체결정은 법무부와 검찰, 청와대고위관계자들만 알았지 당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최상엽법무장관도 나중 "당에 피해를 주지않기 위해 알리지 않은 것이 오히려 당에 부담을 주게됐다"며 당에 사과입장을 전해왔다는 소식이다.검찰수사팀 교체가 발표되자 신한국당의 이윤성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어려운 결단'으로 평가한뒤 "우리당은 수사외적 요인으로 수사지휘책임자가 교체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검찰은심기일전, 진상규명에 전력을 다해 국민적 의혹을 깨끗하게 해소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당은 일제히 논평을 통해"다행스럽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지만 한걸음더 나아가 김기수현검찰총장의 경질과 자퇴를 요구했다.
국민회의의 정동영대변인은"검찰총장의 임기제에도 불구, 이미 한보와 김현철씨 수사에서 중립성과 독립성을 상실한 상태에서 6개월 남은 임기를 다 채워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李憲泰기자〉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