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섹스클리닉-허니문 임포텐스

따사로운 햇살과 탐스럽게 핀 하얀 목련꽃이 봄을 알리는 이맘 때면 많은 신혼부부들이 탄생한다. 이들은 기대감에 부풀어 앞으로의 인생을 설계하고 행복의 파랑새를 쫓아갈 것이다. 그러나안타까운 점은 여러가지 이유로 신혼의 행복이 산산조각 나는 부부들도 있다는 것이다.지난해 어느 봄날 무척 잘 어울리는 신혼부부 한쌍이 진료실로 들어왔다.

연애결혼을 한 두 사람의 문제는 신혼 첫날 밤 신랑이 발기가 되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처음엔피로해서 그럴 것으로 이해를 했으나 신혼여행 기간동안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결국 신혼여행에 대한 신부의 달콤한 기대는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신부는 신랑에 대한 정밀검사를 원했고만약 성기능 장애로 진단이 난다면 이혼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세한 문진과 성기능 검사결과 신랑은 심인성 성기능 장애의 일종인 '밀월성 발기부전(허니문임포텐스)'으로 진단됐다. 신혼부부에게 생길 수 있는 '밀월성 발기부전'은 의학적인 진단용어는아니다. 이는 앞으로 결혼생활에 대한 스트레스와 결혼식으로 인한 피로감, 첫날 밤을 멋지게 보내야 한다는 강박감으로 인해 부부관계에 실패한 후 성관계에 대해 자신감을 상실한 상태를 말한다.

이 병은 신부가 사랑으로 이해하는 한편 가끔 발기유발제 자가주사요법으로 신랑이 성관계에 대한 자신감을 갖도록 해주면 상태호전은 물론 정상적인 부부관계가 가능한 상태까지 치료할 수 있다.

얼마전까지 '성(sex)'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고 여성이 '성'에 대해 의견을 말하고 관심을 가지면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봤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성'은 더이상 숨겨야 할이야기가 아니며 부부관계에 있어서 남성 혼자만 짊어지고 해결해야 할 짐도 아니다. 즉 성은 종족 보존이나 남성의 일방적인 욕구 충족의 수단에서 탈피하여 남녀에게 대등한 삶의 행복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인 것이다.

남성 성기능 장애는 더이상 불치의 병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감기나 맹장염같이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병이다. 따라서 부부가 서로 이해하며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면 즐겁고행복한 삶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문기학〈영남대의료원 비뇨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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