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2-개탄할 해외호화도박 관광

국내폭력배가 필리핀의 외딴섬 호텔에 마련한 카지노도박장에서 수십억대의 호화판 도박을 해온극장주인·보석상·골프연습장대표등 관련자 15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이번 도박사건은 국내 거대조직폭력배인 서방파와 양은이파 일원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여배우까지 동원, 골프·섹스관광을 가장한 새수법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한보사건 '김현철파문', 노동법파동등으로 정치권이 동요하고 있는데다 국가경제마저 한치 앞을요량못할 정도로 위기국면속에 이같은 몰지각한 호화해외 도박판을 벌인 그 자체만으로도 국민적인 지탄을 받아 마땅한 행태로 개탄하지 않을수 없다. 물론 조직폭력배들이 미모의 여배우와 함께 즐길수 있는 골프관광으로 유인해 결국 그들이 놓은 덫에 걸렸다고 하지만 도박을 벌인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더욱 용납할 수없는 국민적 분노를 느끼게 된다. 개중엔 건설업자·유통업체대표까지 있고 이들이 도박판에서 날린 돈의 액수가 수천만원에서 10억원대에 이른다는 사실에접하고 과연 이들이 대한민국 국민이며 명색 사업을 한다는 사람들인지 극히 의심스럽지 않을수없다. 지금 웬만한 대기업에서부터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극심한 불황국면에서 헤어나지 못해단돈 몇백만원이 없어 종업원 임금을 못주는 경우가 수두룩하고 시중자금 사정조차 극히 나빠 돌아오는 수백만원짜리 어음·수표를 못막아 도산하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는게 국내경제현실이다.실업자들이 급증, 당장 생계가 걱정인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런 판국에, '내돈 내가 쓰는데 웬 참견이냐'는 투로 항변할지 모르나 그들도 사업가라면 언감생심 이같은 짓을 생각조차 할수 없을터에 염치란게 있으면 자제했어야 했다. 남은 죽거나 말거나 나라가 어떻게 되든 말든 나는 내돈 갖고 즐긴다는식의 극단적 이기주의는 지금 나라형편에선 그야말로 국민과 국가에 대한배신행위로 치부될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한편에선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 있는 반면 다른 한쪽에선 돈을 주체하지 못해 그야말로 물쓰듯하는 호화과소비가 극성을 부리는 왜곡된 양극상태가 있다. 이건 분명비정상적이고 어디엔가 구조적으로 잘못돼 있음이 분명하다.

정부당국은 차제에 이같은 불법해외도박은 물론 국민위화감을 조성하는 과소비행태를 철저히 추적, 자금원의 불법성엔 중과세(重課稅)등의 특단조치를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과 같은 국가위기상황에선 '가진자들'이 더욱 근검절약하는 성숙된 자세가 절실한때이다.덧붙여 이번 거액의 해외도박사건은 조직폭력배들이 국내에서의 조직운영자금조달이 어렵자 부유층을 해외로 유인, 외상도박까지 벌이게해 국내에서 협박으로 거액을 받아내는 새수법임을 검·경은 직시, 확대수사로 발본색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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