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등-불친절한 행정기관

운전면허가 정지돼 있던 윤모씨(36·여)는 교정교육을 받으면 10~20일간 정지일수를 줄여준다는수성경찰서의 '교정교육통지서'를 받아들고 도로교통안전협회를 찾아나섰다.

윤씨는 수성구 만촌3동에서 동료의 차로 앞산순환도로를 타고 안전협회가 있는 남구 대명11동을향했다. 오후 1시부터 시작되는 교육을 위해 12시 정각에 집을 나섰지만 안전협회가 어딘지 찾을수 없었다. 통지서 안내문에 '뒷면 약도 참고'라고 돼 있었지만 정작 뒷면에는 약도가 그려져 있지 않았다. 도로표지판도 없었다.

결국 앞산 순환도로를 한바퀴 돈 뒤 행인에게 묻고 물어 안전협회에 들어섰다. 이때 시각이 1시15분. 15분 지각이었다.

이미 교육이 시작됐지만 윤씨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첫강의를 들었다. 한 시간 수업을 마친뒤 교육참가 등록을 하려했지만 안전협회 직원은 "교육받을 수 없어요"라며 통지서를 휙 던졌다.윤씨는 순환도로에 표지판이 없고 통지서 뒷면 약도도 없었다며 늦게 올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설명했지만 담당직원의 태도는 완강했다. 창구에 있던 한 직원은 "표지판이 없어 못찾아왔다고하는 사람은 당신밖에 없네요"라며 윤씨를 비웃었다.

또 통지서에 약도표시가 안된 문제는 용지를 발부했던 수성경찰서에서 따지라고 했다. 앞산순환도로에 도로표지판이 설치되지 않은 것은 대구시청을 찾아 항의하라고 했다. 하루 온종일 공치고쓸쓸하게 발걸음을 돌렸지만 윤씨는 며칠동안 분한 마음을 삭일 수 없었다.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행정기관의 무사안일과 도로교통안전협회의 '내 몰라라'식의 불친절한 태도에 윤씨는 꼬박꼬박 낸 세금이 너무 아까웠다.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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