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뷰-세르게이 바부린 러 하원부의장

"무능한 옐친 퇴진운동일 뿐"

세르게이 바부린 러시아 하원부의장(38)은 민족주의 좌파세력의 지도자. 최근 노동계와 야당이 연대한 총파업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는 그는 이번 파업이 무능한 옐친 정권에 대항한 것이지 결코외국인 투자가들에 대한 투쟁은 아니라면서 "한국기업이 안심하고 러시아에 투자할 것"을 권유했다. 그는 "야당이 집권해도 외국투자가는 절대 보호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러시아 야당과 노동계는 파업 등 대대적인 반정부 투쟁을 계획하고 있는데.▲임금과 연금의 체불이 만성화되어 옐친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고조되어 있다. 노조 연맹과, 공산당 등 좌파연합, 알렉산드르 레베드가 이끄는 '민족공화당'등이 연대해 3월27일부터 총파업과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최근 러시아 경제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고 옐친 대통령이 젊은 개혁파들로 경제팀을 구성하는등 변화가 있었다. 파업이 서방 투자가들을 위협해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겠는가.▲추바이스 경제부총리 등 급진개혁파들의 실책으로 일반 국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졌다. 우리는경제개혁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속도를 늦추자는 것이다. 한국을 비롯한 외국기업들은 안심하고 러시아에 투자해도 된다. 우리가 집권해도 외국인 투자가는 절대적으로 보호할 것이다. 우리가집권하면 파업사태 등은 일어나지도 않을 것이다.

-한국과의 경제분야에서의 협력 전망은.

▲러시아에서 한국 상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러시아는 그동안 경제개혁을 위해 서방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왔는데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러시아는 한국, 일본, 중국 등의 경제발전 경험을 전수받을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한국 전문가들이 향후 러시아 경제개혁에 참여하기를 희망한다. 또한 중앙정부 차원뿐만 아니라 지방정부 차원에서의 경제협력을 모색해야 한다. 나의 지역구인 옴스크주는 한국과 지리적으로도 가깝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지방차원의 협력에 관심이 많다.

-의회 차원에서의 양국간의 관계는.

▲러시아 하원은 4월초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국제의원연맹총회에 대표단을 파견할 것이다. 여기에는 공산당 등 좌파 소속의원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러시아 의회를 좌파가 지배하고 있지만 여기에 대해 편견을 갖지 말기 바란다.

-한반도 통일에 대한 러시아의 역할을 기대한다면.

▲우리는 최근 구소(蘇)연방이 분리되는 경험을 통해서 분단의 고통을 간접적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나는 연방 부활을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는 남북한 모두를 존중하고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기때문에 남.북한 관계개선을 위한 중간자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모스크바.金起顯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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