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장보고-한밤 아파트 치안 사각지대

밤늦게 아파트 여성들의 성폭력·강도 피해가 잇따라 주민불안이 심각하다. "경찰서 앞에서 시위라도 해야 되겠습니까"

27일 강도·강간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예우정씨(23)는 아파트가 지닌 방범상 취약점을 교묘히 악용했다. 그가 9건의 범행을 저지른 대구시 달서구 모아파트는 출입구가 앞-뒤로 2곳. 출입구마다경비실이 있지만 경비원들이 출입자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더욱이 경찰 확인결과경비원대다수가 자정이 지나면 경비실 안에서 잠을 잤다는 것.

예씨는 경비원 눈을 피해 이 아파트에 사는 여성들이 귀가할 때 승강기를 함께 탄뒤 흉기로 위협,금품을 뺏고 통행자가 드문 아파트 계단으로 끌고가 성폭행했다. 예씨는 "혼자 사는 여자들이밤늦게 귀가하는 경우가 많고 경비원 통제도 거의 없어 범행장소로 택했다"고 했다.예씨는 피해여성들이 신고를 못하게 성폭행 후 주민등록증을 빼앗았다. 이 때문에 9명이 잇따라피해를 입는 결과를 빚었다. 대구 달서경찰서는 주민들로부터 강도가 설친다는 첩보를 얻어 20여일동안 수사한 끝에야 예씨를 붙잡을 수 있었다.

이달초 대구시 달서구 월성동에선 20대 청년이 전세방을 보러왔다며 아파트 현관문을 열게한 뒤금품을 뺏어갔고 수성구 지산동에선 주민이 승강기안에서 현금 30만원을 강도에게 빼앗겼었다."경비원은 늙고 아파트지역은 경찰의 순찰선에서마저 제외돼 있습니다. 누구를 믿어야 합니까?"주민들의 경찰불신은 이처럼 깊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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