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장엽리스트' 정말 있을까

"여 '국면전환 핵폭탄' 내심 기대"

○○리스트, 비밀문건이 정치권과 검찰주변에서 러시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이 리스트시리즈의결정판이 될 황장엽리스트의 존재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황비서가 늦어도 다음 달 중에는입국할 것으로 보여 향후 국내, 특히 정치권은 이를 둘러싸고 극도의 긴장상황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전망 속에서 공개된 신한국당의 대외비 정세분석보고서 내용과 여권의 고위관계 소식통의발언은 아연 실색케 할 정도다.

정형근신한국당정세분석위원장이 27일 천안 지구당위원장 연찬회에서 보고했다는 황장엽리스트의출현가능성은 이미 황비서사건 발생이후 줄곧 나돌던 이야기를 정리한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않는다. 정위원장은 이 자리에서"내용에따라 엄청난 폭발력을 가질 수 있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황장엽리스트가 나오게 되면 국면은 완전히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야권은 황비서가 국내에 왔을 때 국내정국이 안보정국화 해 심대한 타격이 올 수도 있다고 보고 조마조마해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위원장의 이 말은 정부 고위관계자의 언급으로 막연함에서 구체성을 띠고 현실적 무게로 다가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황비서가 북경에 머물 때 완벽하지는 않지만 황장엽리스트가대충 파악된 것으로 안다"며 "리스트에는 여야 모두 제법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듣고 있다"고 말했다.

"남한의 깊숙한 곳에도 우리 사람들이 박혀 있다"는 황비서 발언의 연장선상에서 볼 때 황장엽리스트는 정치판 자체를 바꾸어 놓는 파괴력을 보일 것이 분명하다. 특히 국민회의는 그 사정거리안에 들 것이다. 연말대선이 '하나마나'로 끝나버리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메카시선풍 우려가현실로 닥칠지 모른다고 보는 국민회의는 비록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관련자가 있다면 신한국당에 더 많은 것 아니냐"고 평가절하하고는 있지만 황장엽리스트 건이 과거색깔논쟁과는 비교가 안될 심각한 문제라는 점에서 노심초사하지 않을 수 없다.

반면 일부 연루자가 나올 수 있지만, 여권에게는 현 국면을 일거에 전환시키고 연말대선을 안정적 승리로 이끄는 특효약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정치적 카드로 이용해서 안된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내심 '개봉박두'의 심정으로 황장엽리스트의 출현을 기다리고 있을 법하다.〈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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