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한국의 할리우드

여가문화와 함께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어 버린 영화. 이 영화에 대한 우리 국민의 관심은 이미세계 어느 문화민족에도 못지 않는 수준이다. 이를 증명하듯 영화에 관한 서적의 발간이 부쩍 늘었고, 서울의 '문화학교 서울', 부산의 '시네마테크 1/24', 대구의 '열린 공간 큐'와 같이 영화를감상하거나 연구하는 모임도 활발하다.

서울시내 구청복지관들도 문화행정의 일환으로 영화를 상영하고 있고, 각 TV 방송사들도 영화소개 프로그램을 앞다투어 방송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사회적 열기나 관심이 단순한 감상이나 이론적 분석에 치중되어 있어 우리 영화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소재의 발굴이나 제작기법의 개발, 전문인력의 육성과 같은현실적인 효과로 그 발전의 밑거름이 되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방화가 외화에 밀려 소외되던 시기에는 '우리 영화 보기운동'을 펼치기도 하고, UIP의 외화 직배를 저지하기 위한 몸부림도있었지만 국민적 지원이나 국가적 투자가 미흡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세계적으로 영화제작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급성장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작년에는 부산에서 국제영화제가 개최되는 등 이제 그무대도 서울 충무로를 벗어나 점차 지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제 36년 만에 우리 지역에서도 '앉은뱅이 꽃'이라는 영화를 제작한다고 한다. 이러한 때에 충청남도가 발 빠르게 미국의 유니버셜스튜디오와 손잡고 아산에 영상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의 할리우드가 영화제작의 메카가 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비가 거의 오지않고 온난한 기후에 있다고 한다.

대구.경북지역은 한국에서 가장 비가 적게 오며 비교적 온난할 뿐 아니라 천년의 고도인 경주와뛰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동해안을 갖고 있다. 대구시나 경상북도가 충청남도보다 한 발 앞서 한국의 할리우드를 우리 지역에 세우려는 노력을 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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