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뉴스추적-리스자금 사기사건 왜 일어났나

의사들의 리스사기 사건은 리스회사의 지나친 실적 경쟁, 경영 개념을 도외시한 의사들의 과욕,그리고 이 틈새를 파고든 리스 브로커가 얽혀 빚어진 일이다.

의료기기를 산것처럼 속이거나 구입금액을 과다 계상, 리스자금을 빼돌리는 일은 의료업계에 드문 일이 아니다.

의사들은 의료보험등때문에 병.의원의 수익성이 계속 악화, 건물의 신.개축과 최신 고가 의료장비 구입에 경쟁적으로 매달리다 결국 탈을 내고 말았다.

리스 사기를 수사한 대구지검 특수부는 리스자금을 빼돌린 의사들이 28일 구속.수배된 의사.한의사 4명외에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저인망식 수사를 벌일 경우 의료업계와 리스업계에 끼칠 파장을 고려, 부도났거나리스료 연체가 많은 의사들로 수사대상을 좁혔다.

이들이 리스자금을 빼돌린 수법은 의료기기 한대로 2개 이상의 리스회사와 계약을 맺는 '중복리스' △기기를 사지 않았으면서도 구입한 것처럼 한 '공리스' △기기값을 실제보다 부풀려 리스계약하고 차액을 빼돌리는 '뻥튀기'등 3가지.

자금난이 심각한데도 이들이 쉽게 거액의 리스자금을 받을수 있었던 것은 리스회사들의 무리한실적 경쟁때문이다.

경기후퇴로 위험부담이 높은 제조업체들에 리스자금을 주기가 꺼림칙해진 형편이어서 확실한 수입이 보장되는 의사들이 리스업체에게 반가운 고객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빼돌린 자금으로 막대한 투자를 했지만 병.의원의 경영난이 계속되는데다 금융비용 부담도 높아 결국 부도와 함께 검찰의 사법처리까지 받게됐다.

주임검사인 대구지검 특수부 백찬하검사는 "리스자금의 불법대출때문에 리스회사의 부실채권이늘어 정당한 리스자금 이용자가 과도한 금융비용 부담을 물게된다"며 "이들 병.의원이 대부분 상호보증하고 있어 한곳만 부도나면 다른 병.의원은 운영이 잘돼도 어쩔수 없이 부도를 내는 구조적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許容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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