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로교통안전협회 넘치는 기금 "마구 쓴다"

관변단체인 도로교통안전협회가 운전자들로부터 거둬들인 거액의 기금(분담금)을 사용처에 대한별다른 심의를 받지않은채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

특히 지역 각지부는 협회기금으로 편성된 예산으로 교통안전시설 보완등 운전자들에게 실질적인혜택이 돌아가는 사업보다 교통관련 교육·홍보 등 소모적 사업에 더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구지부의 경우 차량정기검사시 1천2백만원(하루평균 1천3백명), 신규면허 취득시 1백60만원(〃3백명), 정기적성검사시 2백90만원(〃6백명)씩 등 매일 4종류의 기금을 받는등 지난해 총38억원을운전자들로부터 거둬들였다.

그러나 대구지부는 지난해 전체예산 20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인 8억원을 교통안전캠페인, 광고, 비디오상영 등 교육·홍보비로 사용했으며 나머지는 직원 45명의 인건비와 관리운영비·교통시설점검·사고조사비 등으로 짜여 있으나 정확한 예산내역은 밝히지 않고 있다.

협회(본부)는 이처럼 매년 전국의 운전자들로부터 6백50억원의 엄청난 각종기금을 받고 있으면서도 사업내역과 규모등에 대해 기금관리 주체인 재정경제원의 심의없이 경찰청의 승인만 받은채이를 운용, 지난해까지 모두 7백억원의 기금을 남겨 올해로 넘겼다는 것이다.

더구나 본부의 올해 교육·홍보사업에 무려 1백60억원을 책정했는데,이는 시설안전사업비와 교통안전 연구비를 합친 금액(1백90억원)과 맞먹어 지나치게 방만한 예산운용이라는 비판을 받고있다.기금이 넘쳐나자 이협회는 또 3백70억원을 들여 올해 부산과 광주에 교통방송국을 설치키로 하고대구에도 내년 개국을 추진하고 있는데, 지역주민들은 "기금이 남아돌거든 운전자들이 무는 분담금을 줄이라"고 요구하고 있다.

재정경제원 예산제도과 관계자는 "협회기금이 방만하게 운용되고, 교통관련 타기금과 기금성격이비슷해 이들 기금을 통·폐합 관리하거나 협회기금을 재경원이 직접 통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도로교통안전협회 대구지부측은 "지부는 본부에서 결정된 정책을 집행만 할 뿐으로 기금이 남아도는지는 알 수 없으며 운전자들의 부담축소문제도 검토한바 없다"고 밝혔다.

〈金炳九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