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의 뇌관인 김현철씨 처리문제. 정치권이 내심 가장 곤혹스러워 하는 대목이다. 야권은 물론여권내에서도'철저조사'만 외칠뿐'사법처리'의 목소리는 실제로 낮아 보인다.
우선 야권의 두 김총재도 고민이 아닐 수 없다. DJ도 최근 측근들과 영수회담대책을 논의하면서"말하기도 곤란하고, 그렇다고 모른 채 지나갈 수도 없고"란 독백을 했다고 한다. 장남인 김홍일의원이 정계에 들어와 있다. 게다가 시중에는 한보그룹과 김홍일의원간의 루머가 흘러다니고 있다.
JP도 현철씨 문제를 드러내 놓고 거론하기가 쉽지 않다. 당의 한 관계자도"JP도 YS가 아들문제로 고통스러워 하는데 동정을 느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들이 김영삼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릴 마음의 준비가 간단치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들의 이같은 태도는 넓은 도량을 과시하려는 것일 수도 있고 또 자칫 현철씨문제로 인해 정치권 전체가 혼란에 빠질 수 있는 개연성을 차단하려는 속셈일 수도 있다.
그래서 정가에서는 1일 영수회담에서도 현철씨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되지않을 것이란 짐작이다. 다만 김대통령이 먼저 "아들의 행동을 단속하지 못한 아버지의 부덕"이란 형식으로 이를 끄집어 내면 두 김총재가 "살을 베는 아픔으로 철저히 조사해 달라"고 화답정도 할 것이란 추측들이다.
실제로 야권내에서도 현철씨 문제를 잘못 처리할 경우 정치권전체가 공멸하지않겠느냐는 우려도나오고 있다.
현철씨 처리문제를 둘러싸고 여권내도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일부의원은 현철씨에 대한 사법처리는 바로 김영삼대통령에게 결정적인 인책 사유로 귀결된다는 점을 들어 신중론을 펴고 있다.이에 비해 다른 의원들은 이번에도 검찰의 재수사 과정에서 국민들의 불신을 받을 경우 사회적혼란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수 있을 것으로 판단, 성역없는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대개국민정서상 사법처리는 불가피하다는 얘기들을 내놓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당중진들 사이에서는 정치적 해법모색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한동고문이 일성(一聲)으로 "법적인 조치도 중요하지만 정치적 고려도 필요하다"고 외쳤다. 이어 김윤환고문도 27일 연찬회에서"김씨를 사법처리하면 이후 정치권전체에 엄청난 타격을 줄 수 있는돌발상황도 배제할 수없는 만큼 야당측도 이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계의 김덕룡의원도"김씨문제를 너무 오래 끌어서는 안된다"며 이와 비슷한 뉘앙스를 풍겼다.여권내에서는 아직도 김씨에 대한 국민들의 원성은 대단하지만 증거가 드러나지 않을 경우,그 처리방향을 놓고 적지 않은 고민을 하고 있다.
물론 이회창대표는 "법절차와 정신에 따라 순리대로 해결해야 한다"고 언급했고 박찬종고문도 "대통령의 아들이라고 치외법권 지역에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인제경기도지사도 선(先)진상규명 후(後)책임론을 전개했다.
한편 이재오의원 등 초선의원들은 "당한쪽에서는 정면돌파가 나오는데 다른쪽에서는 김씨를 감싸고 돌면 우리 당의 의지를 누가 믿겠느냐"며 당내부 이견을 질타했다.〈李憲泰기자〉
댓글 많은 뉴스
경북대 '반한집회'에 뒷문 진입한 한동훈…"정치 참 어렵다"
한동훈, 조기대선 실시되면 "차기 대선은 보수가 가장 이기기 쉬운 선거될 것"
유승민 "박근혜와 오해 풀고싶어…'배신자 프레임' 동의 안 해"
"尹 만세"…유인물 뿌리고 분신한 尹 대통령 지지자, 숨져
법학자들 "내란죄 불분명…국민 납득 가능한 판결문 나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