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앞산에 동물들이 돌아왔다

"소문으로만 듣던 너구리·오소리·노루등 포착"

도심자연공원 대구 앞산에 노루, 너구리, 오소리, 살쾡이, 토끼등 포유동물이 다양하게 서식하고있음이 본사 앞산취재팀에 의해 포착, 앞산 동물생태계가 근 50년만에 되살아 나고 있음이 확인됐다.

최근 앞산에서 가끔 이들 동물들을 보았다는 입산객들의 목격담이 없지 않았으나 이를 사진으로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본사 사진부 박노익(朴魯翼)기자가 지난달 10일부터 보름간 앞산 뒤쪽 달비골을 중심으로 일대를잠복 취재한 결과 노루, 너구리, 오소리, 삵괭이, 토끼, 고슴도치, 두더지등 소형과 중형동물이 골고루 포착됐다.

주야에 걸친 취재에서 산성산 8부능선 산비탈에선 노루가 풀을 뜯다 라이트불빛에 놀라 숲속으로사라졌으며, 달비고개 정상 억새풀밭에서는 토끼들이 자유롭게 뛰노는 것이 확인됐다.달비골 월곡지 농막과 고산골 주변에서는 야행성인 너구리가 먹이를 찾아 서성거리는 것이 포착되고, 가창저수지쪽 달비골에서는 오소리가 발견됐다.

달비골 임휴사 뒤쪽 계곡에서는 멸종위기 동물로 분류된 살쾡이가 인기척에 도망치고,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는 나무에 앉아 먹이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특히 이번에 포착된 야생동물중 너구리가 여러곳에서 발견되고 노루의 빈번한 포착은 식물→ 소형동물(토끼, 쥐) →중형동물(너구리, 노루) →대형동물(산돼지, 곰)로 넓혀지는 동·식물먹이사슬의 발전단계에서 앞산이 이미 중간단계로 진전됐다는게 사진을 검토한 전문가들의 견해다.원로 생물학자 양인석(楊麟錫)박사는 "60년대 초까지 가끔 볼 수 있었던 토끼나 쥐종류마저 70년대 들어 도심의 확장·개발과 등산객의 증가로 사라졌다가 나무숲이 우거지는등 식물생태계가 복원되면서 동물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설명하고 "한 낮에도 이들 동물들을 볼 수 있게끔 개체수를 늘리는 보호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앞산공원관리사무소장 황병윤(黃秉潤)씨는 "소문으로 듣기만하던 야생동물들을 사진으로 실제 확인한것은 큰 수확"이라며 "이를 계기로 앞산동물생태계조사, 일부등산로의 폐쇄 검토등 야생동물보호를 본격화 해야겠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부 앞산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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