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문화도시인가

문화는 이제 경제발전에 필요한 생산의 제5요소. 토지·노동·자본·경영에 이어 이제 문화는 21세기의 무형적 사회간접자본으로 평가받는 시점에 이르렀다.

세계각국은 문화를 바탕으로 국가경쟁력을 제고시키고 또 문화를 투영한 아이디어상품을 개발하고있는 실정이다.

다가올 세기의 각나라별 경쟁을 '문화전쟁'이라 일컫는 것도 이때문이다.파리·이탈리아의 패션디자인, 미국의 할리우드, 독일의 베를린·빈필하모니, 러시아의 볼쇼이발레단. 이 모두가 세계문화시장에서 명성을 확고히 자리잡은 최고수준의 문화상품들이다.

국내서도 이러한 문화상품들은 부지기수. 총체적 문화의 집결지인 서울을 차치하고라도 전주의판소리, 금난새의 수원시향등은 잘팔리는 문화상품으로 평가받고있다. 그렇다면 대구는 어떠한가.대구가 자랑할 만한 문화상품은 과연 무엇이고 또 개발중인 문화상품은 어떤 것인지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대구시가 자랑하는 달구벌축제만하더라도 문화상품으로 평가를 받기에는 역부족이란 평가를 받고있다. 시민을 위한 축제라고는 하나 6억5천여만원의 사업비지출에도 불구, 외지인들의 유인효과는전무하다시피했다.

그러나 부산의 바다축제, 진주의 군항제, 강릉단오제, 인천 월미축제는 각광받는 문화상품으로 인정받고있다.

그렇지만 대구는 문화자원의 부족으로 인해 내세울만한 문화상품개발이 힘들다고들 말한다.과연 그런가?

대구에는 1백32점의 문화재가 있는 유서깊은 도시이다. 왕건과 견훤의 치열한 싸움터가 이곳이요김유신이 수도를 한 팔공산도 있다. 동방5현중 수현(首賢)인 한훤당이 구지에 모셔져있고 귀화 일인장수 모하당이 정착한 곳도 대구다. 세계적 희귀수종인 이팝나무의 원산지도 대구다.공룡의 무수한 발자국이 있는 곳도 역시 대구다. 그러나 지난 2월 40여개의 공룡발자국이 남겨진신천 동신교-수성교구간은 시가 문화재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아무런 보존대책조차 없이 유지수통수를 강행해버려 볼수도 없고 파손마저 우려된다. 이모두가 문화적 마인드가 없는 탓이다. 도시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일컫는 박물관만 살펴봐도 문화마인드의 부족현상은 그대로 드러난다. 유물의 보관·전시뿐 아니라 특별기획전·교양강좌등을 떠맡아야할 대구박물관의 경우 학예사전문인력이 2명뿐이다. 신대곤학예사는 "박물관이 기획전시등 문화사업을 효과적으로 펼치기위해서는지금보다 인력이 3배나 필요한 실정"이라 토로했다.

그래도 위정자들은 '문화'라는 닉네임이 붙기를 좋아한다. 예를들면 '문화시정'등 얼마나 모순된사고방식인가.

극단 원각사 대표 이필동씨는 "문화행정을 맡고있는 대구시나 문화예술단체들이 앞장서 활기를불어넣는 문화촉매운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고정관념의 타파없이 명망있는 문화상품개발은요원한 실정"이라 말했다.

〈柳承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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