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로치 '랜드 앤 프리덤' '랜드 앤 프리덤'은 1930년대 후반의 스페인내전을 다룬 영화이다.
같은 배경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가 총을 든 멋쟁이 미국인 교수 게피 쿠퍼에게 스페인미소녀 잉그리드 버그만이 "키스를 할 때 눈을 감나요? 코가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네요"라고 묻는 미국식 애정영화인 점에 반해 '랜드 앤 프리덤'의 주인공은 멋쟁이 교수가 아닌 영국노동자등의 민중이고, 여성도 순수하고 수줍어하며 강하지 않고 나약하며 사랑하는 남성에게 절대적으로 순종하는 헤밍웨이의 전형적인 여성상과는 구별되는 용감한 병사들이다. 무엇보다도 다른 점은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가 미국 서부극식 또는 전쟁물의 영웅담인 것과는 달리 '랜드 앤 프리덤'은 스페인 내란의 본질을 꿰뚫었다고 하는 것이다.
현대 스페인의 운명은 40년간 한 군인 독재자의 야망에 의해 지배되었다. 그는 1936년 국민이 선출한 합법정부에 대해 반란을 일으키고 3년간 60만명 이상이 죽은 유혈 내전 끝에 철권의 독재권력을 굳혔다. 내전은 무정부주의와 사회주의 이상과 가톨릭 독재주의의 투쟁이었다. 4세기전 스페인은 유럽 최대의 국가였으나 보수적인 가톨릭이 지배하는 봉건사회구조에 의해 18세기말에는 후진국으로 퇴락했다. 20세기에 들어 쿠데타와 반란이 악순환되다가 1936년 2월, 인민전선이 출범하였으나 7월에 독일과 이탈리아 파시스트의 지원을 받은 프랑코가 다시 쿠데타를 일으켰다. 미국,영국과 프랑스는 내란을 방치했으나 여러 나라에서 무정부주의자와 사회주의자 3만여명이 국제여단을 형성하여 '랜드 앤 프리덤', 곧 '땅과 자유'를 지키기 위한 전쟁에 뛰어들었다. 그들 중에는당대의 저명한 지식인, 예술가들이 다수 포함되었다. 그러나 아마추어인 그들에 비해 파시스트를지원한 16만 여명의 독일과 이탈리아군대는 그야말로 정예부대였다. 그 대표적인 보기가 훗날 피카소가 그린 '게르니카'의 소재, 곧 독일 공군이 게르니카를 무차별 폭격하여 2천5백명을 일거에죽인 사건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정의의 패배, 불의의 승리였다. 특히 스탈린 소련 공산당의 권력욕에 의한 공화파내분에 의한 패배였기에 그것은 더욱 비극적이었다. '랜드 앤 프리덤'의 마지막 장면은 그 비극을장렬하게 그렸다. 그래서 알베르 까뮈는 말했다. "인류는 정의도 패배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폭력이 정신을 꺾을 수 있음을, 그리고 용기가 그에 상응한 보답을 받지 못할 때가 있다는 사실을스페인에서 배웠다. 전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스페인의 드라마를 자신의 비극으로 생각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스페인내란은 특히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에 대한 무정부주의와 사회주의의 마지막 저항, 현실에 의한 이상의 패배라고 하는 세계사적 의의를 갖는다. 그리고 그것은 그대로 제2차대전으로 이어졌다. 프랑코는 약삭빠르게 히틀러와 무솔리니를 배신하고 전쟁에서 빠진채로 40년간 독재체제를 굳히는데 광분하다가 1975년에 죽었다.
〈영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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