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언호씨 '책의 탄생1, 2' 펴내

'책은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담아내는 생명이자 시대정신의 표현이다.'

새로운 출판문화운동을 주도해오고 있는 한길사 대표 김언호씨가 80년대 격동기 출판계의 상황을낱낱이 기록한 출판일기를 책으로 엮었다. '책의 탄생Ⅰ·Ⅱ'가 그것.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겪었던 즐거움과 고통이 녹아있는 이 책은 특정시대속에서 한권의 책과 이를 만들어내는 출판인은 어떤 존재이며 책과 출판인은 무엇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생생한 기록문학이다.

책을 만드는 사람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 즉 정치·경제·사회의 각 측면이 어떻게 대응하고충돌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1권은 군사정부의 출판탄압이 심해 일부 출판사가 등록취소 조치까지 당했던 85년 1월부터 87년말까지 3년간의 출판계상황이 그대로 표출된 출판일기로 꾸며졌다.

2권은 80년대 초반부터 90년대중반까지의 스테디셀러 출판운동 등이 저자 김씨의 시각으로 조명됐다.

책이 만들어내는 긍정적 역할에 대해 이에 반하는 권력과 발상이 어떻게 맞서왔는가를 생생하게담았고 출판인의 굽히지 않는 신념이 가득 배어있다.

이영희의 '우상과 이성',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등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책의 탄생과 저자의 문제의식을 다뤄 시대적 아픔을 느낄 수 있다.

함석헌 윤이상 고은씨 등과 교류한 저자가 이들의 사회인식과 실천방법론, 또 이에 따른 권력과의 충돌을 생생하게 묘사해 한편의 역사소설을 읽는 듯하다.

출판일선에서 20년 이상 책만들기에 열중한 김씨의 다큐멘터리인 이 책은 70년대에서 90년대중반까지의 지성사·사회사·정신사이기도 하다.

지난 76년 한길사를 창립, 80년대 '해방전후사의 인식'으로 사회과학서 출판붐을 주도한 김씨는 '책의 탄생'에서 모든 책의 뒤에 숨어있는 존재인 책 만드는 사람에게 스포트 라이트를 비추고 있다.

〈李春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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