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어려운 이때 여야 정치지도자들이 모처럼 모여 경제회생과 민생안정을 숙의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우리는 한보사태 이래 '과연 이나라에 정치가 존재하는지' 자문(自問)할만큼 무력한정부와 표류하는 정치에 회의를 느끼고 불신감을 떨칠수가 없었다. 그랬던만큼 이번 경제 영수회담이 당초 내세웠던 경제회생의 실질적인 성과가 어떤가를 따지기에 앞서 여야지도자들이 나라를살리기 위해서는 하나로 뭉칠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민심안정에 미치는 그 의의는 적지않다는생각이다.
특히 여야의 정치지도자들이 회담후 발표된 합의문을 통해 경제가 이렇게된데 대한 정치권의 자성(自省)과 경제난 극복을 위해 초당적인 협력, 국민들의 소비절약및 노사화합 등을 다짐한 대목들은 지극히 당연한 일들이다.
우리는 양식이 마비된듯 보이던 정치지도자들이 이처럼 합의문을 통해 모처럼 내보인 자성의 빛에 기대를 걸며 이번 영수회담이 실질적으로 경제회생의 기틀이 되기를 바라면서 한두가지 당부하고자 한다. 실상 이번 경제회담이 겨냥한 것은 경제회생이지만 경제대책협의기구를 만든다는원칙론에만 합의했을뿐 실질적인 알맹이는 없었다.
반면 이번 영수회담을 통해 몰락위기에 처했던 3김(金)중심의 정치체제는 연명할 출구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통치력부재의 절대 위기에 몰린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을 몰락시키는 것이 3김(金)공멸(共滅)의 단초로 읽은 양김(兩金)씨의 'YS 힘 실어주기'로 나타난 것이 이번 회담의 결과임을부인키 어렵다.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는 지난 28일 회견에서 한보사태와 김현철씨 문제는 경제살리기와는 별개의 문제로 구분했다.
그러나 경제회생의 명분아래 정치 논리로 매듭을 푼 이번 회담이 앞으로 경제 살리기에 얼마나보탬이 될지 얼른 판단이 안된다. 현실적으로는 합의문에 포함된 "한보사태가 더이상 경제의 걸림돌이 되어선 안된다"는 구절이 걸린다.
이미 정치권 일각에선 경제 회생을 빌미로 한보사태, 김현철 의혹들을 접어주기로 한게 아니냐는의혹마저도 나오고 있음을 정치권은 유념해야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회담이 경제회생이아닌 정치 담합에 의한 3김(金)구도의 연장으로 변질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거듭 주장하면서 여야간에 합의된 경제대책협의체가 최단시일내에 구체화되어 경제 회생의 디딤돌이 되기 바란다. 과거의 예처럼 여야간에 기구설치의 원칙론에만 합의해놓고 방법론에선 티격태격으로 시간만 허송하는 우를 범치말 것을 재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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