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청와대 영수회담이 정국을 전환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한 것은 틀림없지만한 시적 성격이 강하다. 최악의 경제상황을 맞아 궁여지책으로'경제살리기'합의문이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이날 회동은 비틀거리는 '3김체제의 복원'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회동 결과를 따져보면 이를잘 읽을 수 있다. 이들이 현실정치 무대의 한 가운데 서 있음을 과시한 셈이다. 전례가 없는 3김의 합작품이다. 이 때문에 곱지않은 시선이 적지 않다.
여야 정치지도자들이 어려운 시국에 정쟁을 거부하고 경제회생에 동참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신뢰회복에 일조했다. 이런 측면에서는 모두 득을 봤다.
우선 김영삼대통령은 최대 수혜자다. 아직 미지수이지만 무력감속에서 손을 놓다시피 한 김대통령이 다시 자신감을 찾기 시작했다. JP의 시큰둥한 반응속에서도 영수회담 카드를 던졌던 DJ가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을 것이다.
국민회의의 김대중총재도 결실이 많았다. 이번에 확실히 정국을 주도했다.
3김체제의 붕괴는 자신의 몰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김대통령의 어깨를 부추겼다. 게다가 경제 살리기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여 기존의 이미지를 탈색시키는데 다소 성공했다.
또 김대통령의 정국주도권 회복은 자신의 최대 라이벌인 이회창대표의 독주를 막는 효과도 있어그에게는 여러가지 플러스가 생겼다.
다만 자민련의 김종필총재만 별 이득이 없었다. 큰 정국흐름에 참여한 부분은 인정할 수 있지만내각제 개헌론이 다시 봉쇄당하는 결과를 맞았다.
이번 회동은 DJ와 JP가 서로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는 지적들이다. DJ는 대선에 , JP는 내각제 개헌에 목매달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야권공조가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가는 이같은 여야의 협력기류가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물론 단기적 정국전망은 이날 여야 영수회담 합의문에 잘 나타나있다. "한보사태는 현재 국회국정조사와 검찰조사가 진행중이므로 모든 진상이 철저히 밝혀지도록 하며 더 이상 이 문제가 경제의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는 대목이 이를 압축, 설명해주고 있다.그러나 한보사건 수사와 현철씨 처리문제, 대선자금 등 여야를 다시 격랑에 휩싸이게 할 변수는수두룩하다. 이번 회담은 이같은 메가톤급 이슈들을 애써 회피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날 회담에서도 현철씨와 황장엽리스트에 언급이 전혀 없었다.특히 대선전을 앞두고 정치권의 첨예한 대결은 불가피하다. 또 내각제 개헌론도 쉽사리 사라질 사안이 아니다. 극심한 혼돈상황이 오면 소생할 개연성이 있다.
〈李憲泰기자〉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