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계, 이수성고문과 손잡을까

신한국당 이수성(李壽成)고문과 당내 최대계파인 민주계는 어떤 함수관계인가.이고문이 경선참여 의지를 가시화하고 있고, 민주계가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과맞물려 두 세력간의 연대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민주계 일각에서는 이고문에 대해 우호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회창(李會昌)대표처럼 '대쪽'과 같은 강직한 이미지는 아니지만 일정한 정치력과 포용력을 갖추고 있고, 이홍구(李洪九)전대표처럼 유연하지만 분명한 원칙과 철학을 갖추고 있다는게 민주계 관계자들의 이고문에 대한대체적인 평가다.

한마디로 '포장만 잘 하면 훌륭한 상품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민주계는 특히 직접 대선고지에 도전할 것으로 보이는 대권주자들중 유일하게 TK(대구.경북) 출신이라는 사실에도 주목하는 것 같다.

PK(부산.경남)지역을 근거지로 하는 민주계가 TK출신인 이고문을 밀 경우 명분 확보는 물론이고토라져 있는 'TK 민심'을 되돌릴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민주계 저변에는 이같은 분위기가 많이 퍼져있다는게 민주계 내부사정에 밝은 소식통들의전언이다.

부산출신의 민주계 3선의원은 "민주계 입장이 아직 정리된 것은 아니다"면서 "그러나 이고문이민주계의 하나의 대안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고문도 민주계 내부의 이같은 분위기를 감지하는 분위기다. 그는 경선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질문에 "당의 내부구도에 큰 변화가 있을 수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구도'가 어떤 뜻을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당의 여러 세력들이 움직이는 과정에서찾아오는 변화"로 규정하면서 구체적인 언급은 회피했다.

이는 이회창대표체제와 그 반발세력이 경선을 앞두고 '대회전(大會戰)'을 벌이는 틈바구니 속에서자신의 존재가치가 급부상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실제로 이고문은 이처럼 때를 기다리면서도 민주계 끌어안기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는게 중론이다.

특히 지난달 28일에는 시중의 내각제 여론을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게 전달, 파장을 일으켰던 김수한(金守漢)국회의장과 1시간여동안 독대했다. 이 자리에서 두사람은 현시국에 대해 깊숙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서 이고문은 서울대 병원에 입원중인 최형우(崔炯佑)고문을 찾아가 문병하기도 했다.그는 최고문과의 관계에 대해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지내는 사이"라고 밝혔다. "내가 최고문을 '형님'이라부르고 최고문은 나를 '아우'라고 칭한다"라는 얘기도 곁들였다.

이고문은 이달 중순께 개인사무실을 여는대로 김명윤(金命潤) 서석재(徐錫宰) 신상우(辛相佑) 김정수(金正秀)의원등 민주계 중진들과 만날 계획도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러나 아직은 이고문을 등에 업겠다는 생각이 민주계 내부의 지배적인 흐름이라고 주장하기는어렵다. 무엇보다도 민주계 내부가 최근 각개약진의 분위기에 휩싸여 있기 때문이다.또 민주계내에서 이고문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도 적지 않다. 정치경험 부족으로 과연 위기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느냐하는 의문이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고문이 설사 집권한다해도 민주계 이익을 제대로 보장해줄 수 있느냐하는 의문도제기한다.

게다가 김덕룡(金德龍)의원과 이인제(李仁濟)지사등 자파 대권주자들이 열심히 뛰고있고 이들이이고문을 자신들의 리더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민주계가 이고문을 선택하는데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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