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건총리 취임한달

5일로 고건(高建)총리가 취임 1개월을 맞았다.

임기 1년의 새대통령론을 내세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으로부터 '책임지고 내각을 통할하라'는 특명을 부여받고 취임한 고총리는 1개월만에 규제개혁의 틀을 완성했다. 또 각의를 토론의 장으로만들기 위해 국무위원 간담회를 신설하는 등 내무부에서 잔뼈가 굵어진 행정가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는 평가다.

이와함께 고총리는 불법총기류에 의한 살인사건, 가스폭발로 인한 아파트붕괴, 노후아파트의 화재등 사건이 날때마다 어김없이 관계부처에 지시를 내리는 '주사형' 의 꼼꼼한 일솜씨도 과시했다.그런가하면 한보수사와 관련 대검 중수부장의 경질을 시사하는 발언을 가장 먼저 해 청와대 수뇌부와의 교감을 과시했으며, 지난 2일에는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당정수뇌부가 함께 한 집들이를마련, 청와대에 칩거하던 김대통령을 오랜만에 밖으로 끌어내기도 했다.

특히 고총리는 매일 서울 삼청동 공관에서 정부종합청사로 걸어서 출근하는가하면 느닷없이 지하철을 타고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총리실 직원들과 소주파티를 여는 등 서민적인 모습도 보였다.

이같은 고총리의 매끈한 행보에 대해 4, 5, 6공화국을 거치면서 승승장구해온 세련된 처세술이라는 평가도 없지 않다.

이와 관련 고총리는 "나는 행정가이다. 행정을 통해 국민에 봉사하는 것을 천직으로 알고 있다.지금까지 정권을 위해 일한 것이 아니고 국민을 위해 일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것이나의 소신"이라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대선을 8개월여 앞두고 선거의 계절풍이 서서히 불기 시작하는 가운데 고총리가 정치외풍으로부터 어떻게 내각을 지키고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가는가에 따라 '소신'인지 '처세술'인지가입증될 것이다.

〈金美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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