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보청문회 대선자금 의혹

"YS 1조설…열쇠는 정씨 입"

대선자금은 한보청문회의 뇌관중의 뇌관으로 등장했다. 야당은 한보의 지난 92년 대선자금 제공이 한보사태의 뿌리라는 인식으로 접근하고 있는 데다 92년 대선당시 나사본(나라사랑실천본부)총괄국장을 지낸 박태중씨의 금융계좌에서 2백억원이 입출금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대선자금의혹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보가 제공한 대선자금을 비롯한 지난 92년 대선자금의 규모는 어느 정도나 될까. 재계나 정치권 관계자들은 1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방미중인 국민회의 김대중총재도 6일 "신한국당은 지난 대선때 기업들로부터 1조원에 이르는 돈을 받아 쓴 것으로 안다"며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한보청문회에서 이같은 대선자금의 일부라도 드러난다면 김영삼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 전반은 엄청난 파장에 휩싸일 전망이다.물론 국민회의 김대중총재를 비롯한 야당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야당 역시 규모는 작을지라도기업들로부터 대선자금을 받아쓰지 않을 수 없었고 국민회의 김총재의 지난 대선당시 정태수씨가3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제의했으나 거절했다는 주장의 진위도 도마위에 오르는 등 여야 모두 공멸을 피할 수 없는 극한 상황에 처할지도 모른다.

국민회의 등 야당이 대선자금을 한보사태의 원인으로 간주하는 것은 한보에 대한 대출이 대선직후 이뤄졌다는 사실에 근거하고있다. 92년 12월, 대선직후 한보가 산업은행에 신청한 1천9백만달러의 외화대출이 사업타당성과 기술조사없이 이틀만에 전격적으로 승인됐다는 것이다. 야당은 대선자금 제공에 대한 대가성 특혜가 아니냐는 논리로 파고들고 있다. 이미 국민회의는 김총재까지직접 나서 여러차례 한보의 대선자금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김총재는한보가 6백억원의 대선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같은 당 임채정의원의 주장을 되풀이하는 등 대선자금 의혹을물고 늘어지고 있는 상태다.

이번 한보청문회에서 대선자금 의혹을 풀 열쇠는 정태수씨가 쥐고있다.

그래서 여권은 대선자금에 관한 한 새로운 내용은 드러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정씨가 폭탄성 발언을 할 것 같지는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청문회에서 예기치 못한 내용이 드러나거나 새로운 제보가 폭로되는 등 예상외의 상황이대선자금 파장을 몰고 갈 가능성도 없지 않아 여야모두 긴장하고 있다.

한편 지난 대선당시 김대통령의 사조직이었던 나사본에서 일했던 백창현씨가 박태중씨로부터 1백50억원을 받아 집행했다고 폭로하고 박씨의 금융계좌에서 대선직후 2백억원이 입출금된 사실이확인됨에 따라 최소한 이 부분에 대한 검찰수사는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그 과정에서 지난 대선당시의 불법적인 정치자금 모금과 집행과정이 드러나거나 여권이 이를 방치하려 한다면 대선자금청문회 주장이 거세게 이는 등 정국은 다시한번 소용돌이칠 가능성이 상존하고있다. 대선자금은여야 모두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뇌관같은 존재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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