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보 검찰수사기록

◇주규식 한보재정본부 전무

-사채규모는 얼마나 되고 조달은 어떤 식으로 했나요.

▲95년부터 1천억원 정도 조달했습니다. 월 1.65~1.67%%의 선이자를 주고 법인계좌로 송금했고직원이 사채업자에게 한보철강 발행어음을 주고 (주)한보가 배서했습니다.

-명의를 빌려준 협력사는 또 없습니까.

▲두리건설, 정남토건, 정진기업, 갑정, 남서울 등이 있습니다.

-총회장이 현금 인출해간 금액은 얼마입니까.

▲93년 수서사건 여파로 사정이 좋지 않았고 94년 1백80억원, 95년 2백억원, 96년 2백60억원입니다. 94년 중반부터 96년 6월까지 월 평균 8억원 규모 현금을 조성했고 이를 총회장에게 전달했습니다.

-총회장의 현금인출은 어떤 식으로 이뤄졌나요.

▲총회장이 현금을 가져오라고 하면 한번에 2억~3억원씩 한일은행 대치동지점법인계좌(136-080954-136-50)에서 인출, 정분순(96년 6월 퇴사) 또는 정선희에게 은행서 담아준 마대자루채로 직원시켜 갖다주었습니다. 3억원의 경우 직원 2명이 회사승용차를 이용해야 하는 규모이고이같은 돈은 사전에 은행에 현금으로 준비해달라고 한 후에 처리를 했습니다.

-왜 정분순 정선희씨에게 전달했습니까.

▲둘이 자매지간이고 총회장의 조카이며 총회장의 개인비자금을 실질적으로 담당 관리 운영해왔기 때문입니다.

-장부처리는 어떻게 했나요.

▲장부처리는 아산만 공사 대금으로 처리했고 김종국 사장이 이를 결제했습니다.-총회장이 돈을 마련하라고 한 시기는 언제인가요.

▲돈마련 지시는 많을 때는 월 7~8회를 넘었고 주로 행사및 명절 밑에 이뤄지고 수시로 요구했습니다.

-자금의 결재권한은 어떻게 되나요.

▲3억~5억원은 부회장, 5억~10억원은 회장, 그 이상은 총회장의 결재가 있어야 한다는 내부지침이있습니다.

-로비자금 및 비자금 조성내역은.

▲정총회장이 90%% 이상 총괄합니다. 정총회장의 지시가 있으면 출납부 직원에게 한보법인 통장에서 현금을 인출하라고 지시하는데 규모는 대략 2억~3억원씩 월 2~3회 가량 입니다.-회계처리는 어떻게 하나요.

▲아산만 공사대금으로 지급전표를 만들었고 김종국사장이 최종 결재합니다.

-언제부터 현금인출이 이뤄졌나요.

▲제 기억으로는 94년 중반부터 96년 6월까지 매달 2~3회 월평균 8억원 정도입니다.◇예병석 한보재정본부 차장(2월중순)

- 한보철강이 조달한 자금 5억원중 실제 투자된 액수는 얼마인가요.

▲ 4조2천억원정도가 시설자금으로 투입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는데 다시 확인해보니 공사비가7천3백억원 가량 과다계상돼 실제로는 3조8천억원 가량이 투입됐습니다.

차액인 1조5천억원 정도는 운영자금으로 사용된 것 같습니다.

- 1조5천억원의 사용처는.

▲ 정태수 총회장이 공사비를 가장해 현금으로 인출해간 부분이 1천3백78억원, 결손보전 4천3백80억원, 건설이자 4천7백억원, 재고자산 1천96억원, 지방세 등 세금3백4억원, 자기사채 4백31억원,외환차손 6백19억원, 전환사채 9백24억원, 계열사 인수 및 설립 7백70억원, 정총회장 일가 세금 1백35억원, 어음할인료 2백70억원, 사채할인발행 차금 92억원 정도입니다.

- 정총회장은 3천억원만 지원됐으면 부도가 나지 않고 공장이 완공됐을 것이라는데.▲ 현재의 상황에서 2개월정도는 더 버틸 수 있을 지 몰라도 추가자금의 지원이 없다면 결론은동일할 것입니다.

시설자금과 관련한 운영자금이 천문학적으로 필요한데 자체자금이 전혀 조달되지 않았습니다.아산만제철소 같은 거대한 사업을 하면 건설이자등 엄청난 간접비용이 필요한데 총회장은 전혀자금을 자체 조달해 주지 않고 모두 외부자금에 의존해 현재의 상황이 온 것입니다.- 한보철강의 대여금에 대해 말하시오.

▲ 총회장이 김종국 사장과 김대성 상무에게 지시해 아산만 공사비로 변칙회계처리케 하고 회사의 자금을 인출해간 사실이 있습니다. 총회장과 총회장 일가의 개인세금은 한보철강 자금으로 집행하고 한보상사 대여금으로 회계처리했습니다.

- 총회장이 현금으로 인출해간 돈은 얼마인가요.

▲ 총회장이 한보철강에서 아산만 공사비를 가장하고 현금을 인출해 사용한 돈은 94년 2천7백여만원, 95년 4백36억원, 96년 3백58억여원 정도입니다.

김시형 산업은행 총재

(2월6일-진술서)

-한보철강에 대출 협조를 부탁한 사람은.

▲95년 봄경 신한국당 정재철의원이 하얏트 호텔에 저녁 초청을 했습니다. 객실을 방문했더니 정태수 총회장이 와있었는데 한보철강에 대한 지원을 부탁했습니다. 저는 시설자금은 기성고에 따라 대출되며 철강사업은 기간사업으로 규정에 따라 지원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또 다른 사람은.

▲96년 봄으로 기억됩니다만 증권거래소 홍인기 이사장 초청 오찬으로 조선호텔 양식부에 갔는데증권거래소 고문 조승만씨가 동석해 한보지원이 돼야함을 강조했습니다. 그후 정태수를 한번도만나지 못했습니다.

(2월16일-1회 진술조서)

-한보가 3천억원 시설자금을 요청한 경위는.

▲정태수 총회장이 96년부터 빈번히 시설자금을 요청해왔습니다. 저희 은행 확인결과 기성고가진척되지 않아 시설자금을 대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급보증으로 변칙 대체했습니다.이러한 여건변화없이 다시 시설자금 3천억원을 매월 1천억원씩 지원해 달라고해 거절했습니다.97년 1월4일 정총회장이 저를 찾아와 처음 말을 꺼냈습니다.

-한보 대출문제를 청와대에 보고한 사실이 있나.

▲97년 1월18일 한보철강(주) 현황보고서를 경제수석실 요청에 따라 보고했습니다.-구체적인 경위를 말하시오.

▲한보의 자금경색이 청와대에도 알려졌는지 1월16일께 청와대 경제수석실에서 '한보 자금상황및 사후대책'을 종합보고하라는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18일 직접 이석채 경제수석을 찾아가 보고했습니다. 내용은 한보가 자금조달 능력이 부족하고 만성적인 금융차입요청과 금융비용 과다에 따른 장기 수지적자가 예상되므로 정상경영이 곤란하고,산은 시설자금 원리금상환기일이 도래했는데도 96년 12월16일 1백30억원 연체, 12월27일 L/C대금22억원이 발생하는 등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계속적으로 자금지원을 할 경우 관계금융기관 부실화가 우려된다는 내용등이 검토됐습니다.또 일시적 자금지원보다는 근본적 종합대책이 필요함을 역설했습니다.

-경제수석실의 반응은 어떠했나요.

▲저는 강력하게 추가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경제수석실은 부도를 우려했습니다.결국 별다른 대안은 강구하지 않고 주거래 은행을 중심으로 문제를 해결해보라고 당부했습니다.-그후 어떻게 됐나요.

▲97년 1월20일 정보근·김종국이 집무실로 찾아와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한보대출에 관해 부탁한 사람은 없나요.

▲부임전 사업승인 및 외자대출승인이 나 있어 저는 집행만 했고, 구태여 관계나 정계의 인사를동원할 필요성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96년 7월께 하얏트 호텔에서 정태수 총회장을 만나 한보철강 시설자금을 지원해 준 데 감사하며앞으로도 지원을 바란다는 부탁을 받은 사실이 있지요.

▲예.

-그날 밤 정총회장에게 집앞에서 2억원을 받은 사실이 있지요.

▲예.

-정총회장이 뭐라고 하면서 돈을 주던가요.

▲은행장으로 취임했는데 돈도 많이 들 것 같아 용돈을 준비했다며 사과박스를 주었습니다.-사과박스에는 무엇이 들어있던가요.

▲(박스내용물이)일부가 돈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나중 확인해 보니 전부 돈이었습니다.-그밖에 정총회장에게 돈을 받은 사실이 있나요.

▲12월초 호텔에서 정총회장을 만났는데 연말도 되니 돈을 가져가라 하기에 이번엔 받지 않겠다고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액수는 얼마나 되는지는 모릅니다.

-정총회장에게 받은 4억원은 어떻게 보관했나요.

▲집 내실에 보관하다가 가방이나 서류봉투에 넣어 은행으로 가져와 책상서랍에 넣어두고 사용했습니다. 아내에게는 (사과박스를)만지지 말라고 했습니다.

-4억원은 어디에다 사용했나요.

▲96년 7월20일 둘째딸 혼수비용으로 7천만원, 생활비 1천만원 등으로 사용한것으로 알고 있고나머지는 은행장 품위유지비 등으로 사용했습니다.

-한보에 대출해 줄때 담보는 충분했나요.

▲3천5백여억원 정도 부족했습니다. 그러나 정책금융으로 대출되는 것으로 부도전까지 대출신청을 한번도 반려하지 않았습니다.

-대출경위는.

▲정총회장이 96년 7월 하순께 4개은행에 1천억원씩 지원해달라고 해 한꺼번에1천억원 지원할 수는 없지만 나눠 신청하면 도울수 있다고 말해주었는데 그 무렵 8천억원을 신청해와 대출해 주었습니다.

◇禹贊穆 조흥은행장

-96년 7월 하이얏트호텔에서 정태수총회장을 만난 사실이 있지요.

▲예.

-당시 정총회장은 대출해 준 것을 감사하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지요.

▲예.

-정총회장이 선물을 준비했다며 운전기사에게 시켜 과일상자를 실어주었는데 집에 돌아와서 확인해보니 돈이 들어있었죠.

▲예.

-얼마나 들어있었습니까.

▲현금으로 2억원이 들어있었습니다.

-96년 9월에도 하이얏트 호텔에서 정태수를 만나 2억원이 든 사과박스를 받은사실이 있지요.▲예.

-은행장 취임한 이후 한보에 대출해준 금액은 얼마나 되나요.

▲95년 12월부터 97년 1월까지 5차례 모두 2천9백억원 가량입니다.

-정총회장에게 돈을 받고 돌려줄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까.

▲많은 금액이어서 돌려줄 생각도 했습니다만 차일피일 미루다 기회를 놓쳤습니다.-정총회장에게 받은 돈을 어디다 썼나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를 구입하는데 전액 썼습니다. 장남이 연대의대를 다니다 군의관으로 갔는데 복무중 교통사고로 불구가 됐습니다. 95년 12월 이를 비관해 자살했는데 아내와 식구들이그 집에 계속 거주하기 싫다고 해 이사를 결심했습니다.아파트 장만할 돈이 부족하던차에 정태수가 돈준에 욕심이 나서 돈을 돌려주지 못했습니다. 후회합니다.

◇李喆洙 제일은행장

(2월11일-1회조서,김진태검사)

(2월11일 검찰에 제출한 자술서에는 "본인은 법원에 재판을 받고 있는데 한보사건과 관련해 정태수에게 돈을 받은 사실이 있어 사실대로 진술하려 하니 최대한 선처를 부탁한다"고 돼있다)-정태수는 어떻게 알게됐나요.

▲정태수는 전혀 몰랐는데 행장 취임 1년후 30대그룹에 진입해 주거래 은행으로 지정되면서 알게됐습니다.

-유원건설 인수자로 한보를 선정한 이유는.

▲제일은행 제시조건에 가장 근접하게 수락했기 때문입니다.

-돈을 받은 경위와 액수를 진술하시오.

▲94년 8월 하순 프라자호텔에서 정총회장에게서 5천만원, 95년 10월 남산 하이얏트호텔에서 1억원을 받았습니다.

-무슨 명목으로 돈을 주던가요.

▲5천만원은 미화대출 3억달러를 해준뒤 한달만에 받았으며 1억원은 유원건설을 한보가 인수하기로 선인수 계약을 맺은뒤 받았습니다.

-돈을 어떻게 주던가요.

▲1만원권 다발로 8천만원 어치를 쌓고 가로로 2천만원이 넣어진 비닐 쇼핑백을 주는 것을 받아서 택시를 타고 갔습니다.

-승용차를 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승용차가 있지만 기사가 있어서 불편하기 때문에 모범택시를 탔습니다.

(2월15일-2회 조서)

-정태수총회장은 진술인에게 7억원을 줬다고 하는데 1회 진술에서 1억5천만원을 받았다고 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1회 진술은 거짓말을 한 것입니다. 현재 대출비리 사건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항소심 계류돼있어 과다한 형량을 받을까 겁도나고 이번 사건으로 제일은행이 온통 비리의 온상으로 세상에 알려질까봐 줄여 진술한 것입니다.

-한보여신과 관련해 외부에서 청탁한 사실이 있나요.

▲없습니다.

◇朴錫台 제일은행 상무

-한보 부도당시 채권은행단의 대책회의를 한 사실이 있나요.

▲97년 1월8일부터 23일까지 조선호텔등에서 6차례 채권금융기관장 대책회의가 열렸습니다.-94년 12월13일자의 한보 신용조사는 어떤 내용이었나요.

▲자기자본이 2천8백20억원인데 부채는 무려 1조5천51억원에 달했습니다. 재무구조가 취약한데점차 심화되고 있고 97년까지 계속 확대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90년대 말까지 적자운영이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대출이 이뤄졌나요.

▲지급보증(대출)결의서등에는 신용조사서가 반드시 첨부되는데 서류는 상임이사-전무-행장의 결재가 이뤄져야 합니다. 결재는 상임이사회 석상에서 하게되는데 한보그룹 대출서류는 한번도 반려된 적이 없습니다.

-한보의 유원건설 인수 조건은.

▲유원건설의 기존여신 4천1백54억원을 떠안는 대신 96년 4월18일부터 2천5백억원의 운영자금을신규대출(10년 거취, 10년 상환)해 주는 조건이었습니다. 제일은행이 83%%인 2천98억원, 나머지은행들이 차액을 대출해 주었습니다.

-한보건설이 유원을 인수할 당시 재무상태는 어떠했나요.

▲당시 당기순손실이 2백33억원으로 ㈜한보는 자기자본 잠식상태였고 재무안정성 열악평가가 나왔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인수기업으로 결정됐지요.

▲이철수행장은 한보철강이 국가기간산업이라는 이유로 밀어붙였습니다. 조직생리상 상무인 내가거역을 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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