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앞서가는 농업인-영덕군 이호삼씨

흙내나는 농촌이 좋아 억척스러움 하나로 위탁영농회사를 운영, 부농의 꿈을 일궈낸 이호삼씨(42·영덕군 병곡면 거무역리 560).

이씨가 사는 마을은 경지면적이 2백50㏊나 되지만 모든 일을 소에 의존하는데다 젊은이들마저 도시로 떠나 일손부족은 갈수록 심각, 농번기엔 사람을 구할 수 없어 노임이 해마다 치솟았다.그는 농업기계화가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농기계가 비싸 구입은 엄두도못내고 있던차에 94년 영덕군에 의해 위탁영농회사로 선정돼 자신의 꿈을 펼치게 됐다.1억원의 지원금으로 트랙터, 콤바인, 이앙기 각 한대씩과 육묘상자와 건조장등을 갖춘 그는 마을전체논 2백50ha(75만평)를 육묘에서 모내기, 수확, 건조등 위탁영농을 해주기 시작했다.한창 바쁜 농번기에 농기계가 고장나 논한가운데 기계를 세워두고 제작사가 있는 충북 옥천까지부품구입을 하러가는 일이 빈발하면서 철저한 농기계정비가 위탁영농의 성패를 좌우한다는것을깨달았다.

그는 곧바로 영농회사옆에 50평규모의 농기계수리센터를 설치해 전기용접기와 부품을 구비, 웬만한 현장수리는 자체 해결할 뿐만아니라 인근농가도 같이 활용토록 함으로써노동력과 인건비 절감이란 이중효과를 얻었다.

그의 위탁영농이 순탄한 것만도 아니었다.

94년엔 위탁받은 못자리 1천평이 한낮에 비닐하우스를 환기시키지않아 모가 몽땅 녹아내렸는가하면 고장난 기계에 밤새도록 매달려 온몸이 기름범벅이 될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그때마다 도시로 훌훌 떠난 친구들이 부럽기도 했지만 항상 곁에서 힘들 때나 기쁠 때나 동반자가 되어준 부인(김명란·39)의 내조에 다시 마음을 가다듬었다.

위탁영농회사로 이제 연간 1억7천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그는 농한기에 할일이 없어 고스톱판이나 다방울 기웃거리는 것이 싫어서 남는 볏짚을 조사료(粗飼料)로 활용해 한우15마리를 사육하는것을 비롯, 농산물간이 집하장, 농산물 저온저장고를 운영하고있다.

1만1천여평의 논도 경작하고있는 그는 96년 농협중앙회 농민대상을 받았으며 농림부에 의해 우수위탁영농회사로 선정되기도했다.

〈영덕·鄭相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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