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수(李喆洙)전제일은행장에 대한 9일 국회 한보특위 청문회는 한보거액대출에 대한 '외압의실체'를 파헤치려는 의원들의 질의가 집요하게 이어졌다.
여야특위위원들은 또 중간중간 청문회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대책을 논의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여야의원들은 이날 한보 정태수(鄭泰守)총회장 및 김종국(金鍾國)전재정본부장의 재소환 문제를 놓고 간사회의를 거듭한 끝에 결국 한보사건의 핵심인 정씨에 대해서만 재소환을 적극 검토키로 결정.
김전본부장도 재소환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전날의 특위 분위기와는 달리 이처럼 정씨에 대해서만 재소환을 적극 검토키로 한데는 사흘째 계속된 청문회 활동을 통해 별다른 성과를 얻지못한 여야의원들의 심리적 위축감이 작용하지 않았느냐는 관측이 대두.
정씨와 함께 '모르쇠'로 일관했던 김씨를 재소환했다가 또다시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할 경우 더욱 거세질 국민적 비난여론을 의식한 때문이라는 것.
이 때문에 야당측도 대외적으로는 김씨에 대한 재소환을 주장하면서도 내심 '특위공멸'이라는 위기의식에 공감, 재소환 대상자를 일단 정씨로 국한하는데 강력히 반대하지 않았다는 후문.또 정씨와 김씨를 동시에 재소환해 대질신문을 벌이다가 그동안 알려진 '정태수 리스트'정도가아니라 정치자금을 조금이라도 제공한 여야정치인들의 이름을 줄줄이 불경우 정치권 전체에 몰아닥칠 메가톤급 폭풍의 가능성을 우려, 정씨만을 재소환하는 쪽으로 입장이 정리됐다는 분석도 제기.
○…구치소 청문회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채 지지부진한 상태로 계속되자 특위 소속 여야의원들은 신문방식을 개선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
신한국당의원들은 의원 1명당 할애된 20~30분의 질의시간을 의원 1명이 모두 사용하는 대신 주신문 의원과 보조신문 의원을 정해 주신문자가 장애에 부딪힐 경우 보조신문의원이 바통을 이어받아 엄호신문에 나서는등 신문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고심.
국민회의와 자민련등 야당의원들도 당소속 구분없이 정회시간마다 삼삼오오 모여 그간의 답변 내용을 분석한뒤 제1주제, 제2주제등으로 신문사항을 나눠 질의를 벌이기로 하는등 역할분담에 세심한 신경.
그러나 질의 방식 수정등 의원들의 대책 마련에도 불구하고 증인들의 답변회피로, 청문회 열기가점차 식어가고 있다는 것이 중론.
청문회 첫날 정씨에 대해 무려 14시간의 신문이 계속되는동안 거의 예외없이 자리를 뜨지 않고답변태도를 지켜봤던 의원들이 점차 자리를 비우는등 무성의한 태도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같은 이석현상은 특히 전문적 금융지식이 있어야 질의및 답변이 가능한 이철수(李喆洙)전제일은행장에 대한 신문과정에서 더욱 두드러져 일부 의원들은 이전행장이 전문적 내용을 답변할 경우 눈을 감고 있거나 아예 자리를 비우기도.
○…여야특위위원들 사이에 '검찰 불신론'이 제기되는 등 검찰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어 눈길.
이들은 검찰이 정총회장에 대한 청문회 당일 일부 언론을 통해 수사기록을 흘리는 등 '청문회 김빼기'를 하는 있다고 주장.
한 여당의원은 "지난 4일 실시된 검찰조사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런 식으로 나오는 것은 국회를 우습게 아는 처사"라고 흥분.
○…증인인 이전행장과 경기고 선후배 사이인 김원길의원(국민회의)은 청문회막판, 이전행장에 대한 측은감 때문인 듯 갑자기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쳐 눈길.
김의원은 신문 막바지 "증인과 선후배 사이인 본인은 평소 국회 재경위원으로서 은행장이던 증인과는 멀지않은 사이였다"며 사적인 친분관계를 언급하며 증인에 대한 측은한 감정을 표시.이어 김의원은 "가정에 우환이 깃들었다고 들었는데 정말 장시간 고생했다"고 말하면서 이전행장에게 고개숙여 인사한뒤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 일순 장내에는 침묵이 감돌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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