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2-4차회담과 식량문제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지만 드디어 북한이 4차회담을 수락할 모양이다. 북한은 종전의 태도를바꿔 '오는 16일에 3자설명회 후속회의를 갖자'고 제의해옴에 따라 한미양국은 이달말쯤으로 예정하고 있던 당초 계획을 앞당겨 4차회담 관련 행보를 빨리하고 있다.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의 관계자가 '이같은 일정은 이미 미국과 합의를 끝낸 상태'라고 말한 것으로 보아 오는 16일에 열릴 남북한과 미국의 3자 준고위급회담에서 북한이 4자회담 수락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3자후속회의가 끝난후 북한과 미국은 별도의 준고위급회담을 뉴욕에서 갖고 그동안 질질 끌어왔던 북·미연락사무소 개설문제를 시작으로 쌓여있는 현안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갈 전망이다.

알려진 바로는 5월에 북·미간 제2차 미사일 협상과 미군유해 송환협상이 열릴 예정이며 다른 한편으론 4자회담 예비회담이 5월부터 열려 장소와 의제 그리고 대표단의 지위등 구체적인 절차가논의된후 늦어도 6월중에는 본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한미양국에 의해 제의된 4자회담에 대해선 그동안 거부하는 몸짓만 보이며 좀처럼 응하지않았는데 이번에 스스로 4자회담의 징검다리격인 3자설명회 후속회의를 제안한 뒷배경에는 식량난해결이란 절박한 상황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지난달 5일 뉴욕에서 열린 준고위급참석 공동설명회때 북한은 선(先)식량지원 후(後)4자회담참석을 제의했지만 한국과 미국은 '4자회담이 열리는 자리에서 식량지원문제를 의논할 수 있다'며 북한의 주장에 전혀 동조해주지 않았다.

4자회담에 들어가기전에 쌀 1백만t 정도를 확보하려했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자 북한은 태도를돌변하여 미국을 통하지 않고 직접 연락하는등 우호적으로 회담제의를 해왔다는 것이다.극심한 식량난으로 굶주림의 늪을 헤매고 있는 북한이 늦었지만 4자회담의 자리에 나오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은 잘한 일이다. 지금 미국을 비롯하여 중국 대만 캐나다까지 많게는 1천만달러에서 적게는 2백만달러 상당의 식량지원을 추진하고 있고 곧 실행에 옮겨질 계획이다.또 우리나라에도 인도적 차원의 북한동포돕기 운동이 서서히 일어나고 있다. 이 시점에서 경계해야 할 일은 북한이 4자회담에 나온다고 무조건적 식량대량지원은 삼가야 한다. 그리고 실리챙기기에 바쁜 미국의 덮어씌우기식 떠맡기기도 일찍부터 계산에 넣어두어야 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