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민주계가 극도의 위기감에 휩싸여있다. 한보사건의 여파로 쑥대밭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흡사 초상집같은 분위기다.
민주계의 주축인 김덕룡의원이 한보리스트로 검찰에 소환되었고 최형우고문마저 의혹이 터져나오고 있다. 또 정태수리스트의 다수가 민주계인사다.
때문에 민주계는 요즘 생존차원에서 연일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 12일에는 김수한국회의장을 비롯 서석재, 김덕룡, 김정수의원 등 중진급 전현직의원 17명이 긴급 회동을 가졌다. 민주계의 잦은모임에서 나온 얘기는 현재까지 두 가지다.
첫째는 정치적 음모론의 제기다. 정태수리스트에 거론된 인사들 중에서 민주계가 10여명이나 차지하자 왜 특정계파에 집중되고 있느냐는 항변이다. 정치적음모론은 김덕룡의원이 처음으로 제기했지만 이제는 민주계 전체논리로 확산되고 있다.
다만 특이한 사실은 김덕룡의원이 김현철씨와 대선자금을 피하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며 야당의 주장과 맥을 같이하는 대목이다. 정가에는 김의원이 김영삼대통령에 대한 반격을 꾀할 것이란 소문도 파다하다. 민주계 일부에서는 검찰,이회창대표와 김윤환고문 등 여러 곳을 정치적 음모의 진원지로 파악하고있다. 두번째는 이회창대표에 대한 불만이다. 민주계인사들의 다수는 "민주계가 이렇게 근거없는 리스트때문에 만신창이가 되고 있는데 당지도부는 뭐하고 있느냐"는 항의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는 다분히'법대로'를 외치고 있는 이대표를 겨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민주계가 이대표를 밀 수 없다는 원색적인 말까지 나오고 있다.
과연 민주계는 향후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현재로서는 정태수리스트 폭격에서 벗어나는 게 급선무다. 대선주자 선택은 아직 논의될 단계가 아닌 듯하다.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꺼야하는 다급한 상황탓이다.
앞으로 김현철씨와 홍인길의원 등의 검찰수사와 한보청문회를 통해 민주계는 도처에 지뢰밭을 밟아야 하고 특히 국민적 지지의 끈이 떨어져 이들의 장래는 어둡기만 하다. 이런 상황때문에 민주계의 최근 자구적인 집단행동의 성과에 대해 정가는 회의적인 시각이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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