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보청문회-정씨부자 오리발하루

한보그룹의 정태수(鄭泰守)-보근(譜根) 부자가 14일 비슷한 시간 법정과 구치소에서 온나라를 뒤흔든 의혹에 대해 따로 신문을 받았으나 '자물통'인 점에 관한한 부전자전의 '유전 형질'을 그대로 입증해 주었다는 평을 받았다.

이날 아들 정씨는 국회 청문회에 서기위해 영등포구치소에서 서울 구치소로 옮겨왔고, 아버지 정씨는 한보특혜대출비리 3차공판을 받기위해 서울구치소를 떠나 서초동 법원으로 향했다.조우도 못하고 서로 길이 엇갈린 아버지와 아들은 누가봐도 명백한 비극의 한장면이었고 두 사람간 공간적 거리는 오히려 멀어졌다.

그러나 이날 청문회에서 보여준 정보근씨의 '모르쇠' 답변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부자지간의이 '슬픈 간격'을 메우고도 남았다.

정태수한보총회장이 지난 7일 한보특위 청문회에서 "재판에 계류중인 사안임으로 말할 수없다", "모르겠다"로 일관, '자물통 입'이라는 '명성'을 재확인한 데 이어 아들 정보근회장도 아버지에 한치도 뒤지지 않는 면모를 과시했다.

정보근회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쇄도하는 질문에 "모른다", "그런 일없다"는 철벽 답변으로 대응,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는 평을 자청했다.

정씨는 의원들이 한보자금의 조성경위등 대부분의 신문에 "자금담당자가 아니어서 전혀 모른다"고 발을 빼는등 불성실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그는 특히 김현철(金賢哲)씨의혹 부분에 대해서는더더욱 높은 담을 쌓았다.

이상수의원(국민회의)의 신문과정은 정씨의 '모르쇠' 답변에 대한 허위를 엿 볼 수있게하는 장면의 연속.

쉐라톤워커힐 호텔 방문 여부를 물은데 대해 정씨가 "아버지와 한번 밖에 가지않았다"고 답변하자 이의원은 정씨가 호텔을 이용하면서 사인을 남긴 자료를 들이대면서 "10번이상 간 것이 확실하다. 현철씨를 만나지 않았느냐"고 재추궁했다.

이에대한 정씨의 답변은 "당시는 여름휴가철이었기 때문에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의원들은 "정태수는 역사에 남을 문제인간인데 그 아버지에 그 아들 소리를 듣고 싶으냐"(신한국당 박주천의원), "젊기 때문에 시원시원한 답변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신한국당 김학원의원), "아버지보다 더 뻔뻔한 사람"(민주당 이규정의원)"나에게 수사권이 없는 것이 한이다"(국민회의 이상수의원)는 등 정씨의 답변태도를 놓고 분격해 했지만 그의 입은 끝내 요지부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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