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왜소증가정의 뒷얘기

몇차례 통화하며 취재 약속을 하는 동안 딸 문숙씨의 목소리는 여느 대학생 못지않게 밝았다. 장애는 '불편'일 뿐이라는 분명한 자기 논리를 보여줬다.

최씨 가족들이 사는 수성1가 골목집에 들어섰을 때 막 점심식사를 마친듯 구수한 된장국 냄새가풍겼다. 안방에 들어서는 순간 걸리버 여행기의 걸리버가 된 기분이 들었다. 아버지 최씨의 낮은탁자와 딸 문숙씨의 꼬마 걸상.

어머니 성씨의 밝은 웃음에서 때묻지 않은 모성애가 풍겼다. 쪼들린 살림살이였지만 그들은 보통사람들의 보통생활을 하고 있었다.

처음 몇분 동안 '뭔가 특이한 것이 있을 것'이라는 식으로 두리번 거리는 편견투성이 취재기자를최씨 가족들이 오히려 말없이 꾸짖는듯 했다.

최씨 가족들을 지켜주는 것은 불교 법화경이었다. 아침마다 가족들은 마음 속의 부처님과 약속하고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 세상을 탓하는 대신 세상사람들에게 정 쏟을 기회를 찾고있었다. 지난 토요일 오후 수업을 마치고 "학교다녀 왔습니다"며 씩씩하게 들어 선 준영이도 해맑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최씨 부부는 어려운 살림때문에 자식 원하는 것을 제대로 못해주는 것만은 내내 안타까워 했다.그러면서도 자신들이 겪었던 놀림과 소외를 자식들만이라도 기회로 바꿔 당당한 사회인이 되길소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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