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상화를 위해 도입된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이 취지와 달리 운영되면서 각종 부작용이 불거지고 있어 존폐논란을 빚고 있다.
보충수업은 지난 74년 고교평준화후 성적 부진아나 지진아교육, 과외 해소등을 위해 희망학생에한해 실시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자율학습은 80년 과외금지 조치후 학생들에게 학습기회와장소를 제공한다는 명분으로 비롯됐다.
그러나 이같은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은 시.도간 혹은 학교간 학력경쟁의 척도로 인식되면서 '파행입시'를 위한 부산물이 됐다. 교사도 학생도 자기시간을 잊은지 오래다.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이란명분아래 학생들을 하루종일 학교에 붙잡아두는 상태에서 전인교육은 헛구호에 머물 뿐이라는 반발이 드세다.
ㅅ여중 이모교사(45)는 "학생의사와 관계없이 획일적으로 이뤄지는 현 제도는 교육관계자와 보충수업이 필요한 일부 학생을 위해 대다수 학생들이 들러리를 서는 꼴"이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창의적, 자율적인 인간을 육성하겠다는 교육당국의 태도는 기만"이라고 개탄했다.교육청은 지침을 통해 보충수업등을 강요하지 말도록 지시해두고 있다. 교육청은 원하는 학생에한해 학교장 자율로 하도록 정해 뒀다고 강변한다. 희망학생에 한해 희망과목만 실시토록 하고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대학에, 어느 학교에서 몇명을 보냈느냐'가 학교의 우열을 가리는풍토아래 이같은 지시는 일선 학교에서는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
'학부모들이 요구하니까 한다'는 학교와 '남들이 다하는데 우리 자식만 안할 수 있느냐'는 학부모들의 요구가 맞물린다. 이가운데 학생들은 자신들이 학교간 경쟁의 희생물이라는 푸념을 떨치기힘들다.
한 여중생의 등교시간은 오전 8시. 1시간 동안의 보충수업이 이뤄진다. 어김없이 부교재가 채택된다. 부교재값은 일일지 3천원, 방송교재 5천3백원선. 3시20분 정규수업을 마치면 또 1시간동안의자율학습을 마쳐야 귀가할 수 있다. 고교생의 경우는 이보다 더하다. 정규수업외에 하루 두시간의보충수업과 3~4시간의 자율학습이 이들을 학교에 얽어맨다. 오전7시까지 학교에 나와 밤10~11시까지 학교에 매여 있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자기계발이란 먼 남의 나라 얘기일 뿐이다.대부분 학교에서 보충수업은 국.영.수.사회.과학등 입시와 직결된 과목에 한해 이뤄지고 있다. 수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제2외국어나 예체능계 과목은 원하는 이가 없다. 과목별 학생 희망에따른 반편성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수강생의 많고 적음에 따른 교사들의 사기문제를 우려하는학교측의 배려 때문이다. 교외과외를 교내로 끌어들여 사교육비 부담을 줄인다는 교육당국의 보충수업론을 무색케하는 대목이다.
ㄱ고 한 교사는 "학생들 희망에 따라 이뤄져야 하는 것이 이상이지만 현실상 이같은 운영은 불가능하다. 학생위주가 아닌 학교편의에 따라 반을 편성, 운영하다보니 학생들의 희생이 따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보충수업을 요구하는 학부모의 인식전환을 전제로 전국적으로 해결돼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鄭昌龍기자〉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