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실에서 벤처기업을 기대한다는 것은 꿈같은 이야기입니다"식물성 소재와 폴리프로필렌을 혼합 가공해 새로운 차원의 섬유 '그랑피'를 개발한 승기술연구소 소장 김오년씨(53·사진·본지 2월29일자 보도)의 원성어린 푸념이다.
그는 요즘 깊은 회의에 젖어 있다. 김씨의 계획은 10여년간의 노력 끝에 개발한 '그랑피'를 상품화하는 것. 그러나 이같은 꿈이 무너지고 있다. 김씨는 시험공장을 조성, '그랑피'로 제품을 만들어 대기업의 투자와 관심을 끌어낼 계획이었다.
시험공장을 마련하는데 필요한 돈은 적게 잡아도 10억원. 김씨는 이미 지난해 정부의 기술개발자금 4억2천만원을 배정받은데다 '기술'을 인정받은 만큼 창업투자회사의 투자를 기대, 실현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냉담했다. 기술개발자금을 받으려면 공장등록증이 필요하다는 것. 기술개발자금을쓰려면 자금지원 유효기간인 오는 6월까지 4억-5억원이 드는 공장을 만들어야 된다는 얘기다.이를 위해 김씨는 금융권은 물론 시, 도의 자금지원을 받으려했으나 담보가 없다는 이유로 번번이 문전박대당했다. 그래서 찾은 곳은 서울의 모 창업투자회사. 그러나 여기서도 그를 단겨주지않았다.
기술력은 인정하지만 상품성에 확신을 가질 수 없어 투자를 못하겠다는 것이다.창투사의 담당자는 "김씨의 기술에 대해 사업성을 판가름할 기준이 없어 투자를 못하고 있다"며"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더라도 상품화단계 이전에는 창투사도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털어놨다.김씨는 "지난 10여년간 각종 자금의 신청서를 수십차례 제출했지만 그때마다 '조건'이 안된다는이유로 외면당했다"며 "대폭적인 제도개선없이는 기술을 담보로 자금을 받아쓰기는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게 우리의 현실"이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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