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박경식(朴慶植)씨에 대한 국회 한보특위 청문회가 열린 21일 신문사에는 시민들의 전화가빗발쳤다. 격앙이 대부분이었으나 탄식과 조소 같은 것들도 섞여 있었다.
"저런 사람이 어떻게 국회의원이 됐느냐?"
"저 증인에게서 무슨 진실을 캐겠다고 종일 매달려 있느냐?"
얘기는 이처럼 특위위원과 증인 박씨를 나무라는 쪽으로 갈라졌으나 비난성이라는 것만은 일치했다.
수화기를 들자마자 한 시민은 다짜고짜 물었다. 지금 질문하는 의원이 도대체 누구냐. 여당소속모 의원이라고 알려주자 지역구가 어디냐고 재차 물었다.
한보사태 핵심의혹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냉엄하기 그지없는데 특위위원이라고 나와서는 김현철(金賢哲)씨 비호에 열을 올리고 있느냐는 얘기였다. 저런 이를 선량으로 뽑은 유권자가 한심스럽고 불쌍하다고 덧붙였다.
언론에 시비를 거는 시민들도 적잖았다. 박씨의 증언태도가 너무나 불량해서 모욕감마저 느끼는데 무슨 좋은 구경거리라고 종일 전파를 쏴서 돈을 낭비하느냐고, 어느 50대는 흥분했다.정치인에 대한 현실론을 펴는 의견도 있었다. 한 시민은 선거때 푼돈이나마 받지않은 유권자가과연 얼마나 되겠느냐, 누가 돌을 던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사실 이날 청문회는 지루하게 진행됐던 종전 것에 비춰보면 점입가경, 흥미만점이었다. 의원들을마음껏 면박하고 조롱하고 호통치는 46세 증인의 좌충우돌은 그야말로 '가관'이었다.전화를 걸어온 시민들의 반응이 엇갈린 것도 당연했다. 청문회 소감은 그러나 '재미있다'에 초점이 주어지기보다는 '씁쓸하다'에 모아지는 듯했다.
그 씁쓸함은 증인으로 나선 박씨나 특위위원들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들은 '깃털'에 불과한 것이다.
그것은 박씨든, 국회의원이든 이런 정도의 인물들을 가까이에 두고 나라일을 의논해온 '몸체'에 대한 쓴 맛이 더 강한 탓이 아닐까. 〈李相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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