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환경을 가꾸는 사람들

"달성군 가창면 윤명순씨"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 정대2리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 윤명순씨(53).

그녀는 이곳에서 맑은 공기, 닭과 개, 이따금 찾아오는 벗들과 함께 삶의 여유를 느끼면서 5백여평 규모의 논과 밭에 벼, 보리, 감자, 고추등 다양한 작물을 심고 있다. 자연농법을 이용하는 그녀의 땅은 다른 농가의 땅에 비해 부드러워서 씨를 뿌리기만 해도 싹이 쉽게 올라온다.지난 90년 쇠약해진 몸을 요양하기 위해 이곳에 정착한 윤씨는 산성화된 토양을 중성으로 바꾸는데 주력했다. 비료 사용으로 산성화된 토양은 딱딱하게 굳어져 땅을 파는데 애먹을뿐 아니라 작물의 성장에도 비료를 이용해야 하므로 작물 자체가 좋을리 없다. 그녀는 자연농법에 관한 책을읽는등 공부를 하면서 토양을 중성화시키는 재료를 섞고 잡초를 위에 덧뿌려 땅을 살리는 노력을기울였다. 씨앗도 종묘상의 것은 비료 성분이 배어있기 때문에 구입을 피하고 직접 키운 작물에서 나온 씨를 종자로 이용했다. 이렇게 해를 거듭한 결과 그녀는 땅을 팔 필요가 없어져 호미를사용하지 않고도 농사를 지을수 있게 됐다. 그만큼 힘도 덜게 돼 그녀는 일꾼을 고용하는 경우가거의 없이 혼자 농사를 짓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윤씨는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으나 결국 흙에 대한 풍부한 상식을 갖게 됐다. 비가오더라도 가늘게 꾸준히 내리는 비는 토양의 산성화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으나 단속적으로 세차게 내리는 비는 땅을 굳게 만든다는 사실등이 그 예이다.

그녀는 수확한 작물을 팔지 않고 자신이 먹거나 친지들에게 나누어준다. 자연농법으로 재배한 작물을 극성스럽게 찾는 이들이 많으나 그녀는 작물 판매 자체가 자신의 소박한 삶을 해친다고 보고 있다. 그녀는 "농약이나 비료를 쓰지않은 깨끗한 곡식과 채소를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못지않게 산성화된 토양을 되살릴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金知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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