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브라이트 '쉬운 외교' 진가

미사상 최초의 여성 국무장관 매들린 올브라이트의 '쉬운 외교'가 그 진면목을 드러내고 있다.오는 24일 상원에서 있을 세계화학무기금지협정 비준에 대한 찬반투표를 앞두고 올브라이트 장관이 미국 국민들에게 적극적인 홍보전을 펼치고 나선 것.

특히 그녀는 전국 네트워크 뿐 아니라 각 주단위의 지역TV방송에까지 출연해 '쉬운 말'로 외교를 설명하고 있어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18일의 경우 그녀는 한시간 동안에 신시내티,버밍햄,멤피스,샌안토니오,샌디에이고,시애틀,덴버 등 미전역에 걸친 지역TV방송에 직접 출연해 화학무기금지협정의 중요성을 평이한말씨로 설명했다.

이같은 대국민설득을 위해 국무부는 한시간 동안의 인공위성 방송시간을 단독 계약했던 것.올브라이트 장관은 국무부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자신의 주소를 등록해 놓고 불특정 다수의 국민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고 있다.심지어 지난 주말 워싱턴포스트지의 어린이를 위한 부록인 '미니페이지'에 번호순서대로 점을 이어나가면 올브라이트 장관의 얼굴이 그려지게 하는 그림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민들 사이에 깊숙이 파고드는 올브라이트 장관의 외교스타일은 과거 '외교 스타'였던헨리 키신저 전국무장관의 모습을 연상케하고 있다.

자연히 올브라이트 장관에 대한 미국민들 사이의 인기는 하늘 높이 치솟았고,그래서 제럴드 포드 전대통령은 최근 그녀를 '외교가의 타이거 우즈'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미국이 화학무기금지협정을 비준하지 못하면 도쿄지하철에서 발생했던 독가스테러가 뉴욕에서도일어날 수 있다"며 외교문제가 국민들의 일상생활과 직접 연관돼있음을 강조하는 올브라이트 장관은 "이 협정의 조항 하나 하나에는 온통 '메이드 인 아메리카'라고 찍혀있다"라는 식의 '쉬운말'로 여론을 환기시킨다.

특히 그녀는 "미정부가 외교에 사용하는 예산은 전체의 1%%지만 이 1%%는 우리 시대 역사의50%%를 결정할 것이며 미국인들 1백%%에 대해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말로 '생활 속의 외교'를 강조하고 있다.

아무튼 올브라이트 장관의 대국민 설득 외교는 오는 24일 상원 화학무기금지협정 비준투표에서 '조약 킬러'라고 불리는 제시 헬름스 상원외교위원장과의 한판에서 그 첫 승부가 판가름나게 됐다.〈워싱턴.孔薰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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