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입닫은 정씨' 검찰 속탄다

말을 잃은 한보그룹 정태수(鄭泰守)총회장의 자물통 입이 좀처럼 다시 열릴 기미를 보이지 않아검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태수리스트'에 오른 33명의 정치인중 30명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대가성이 있거나 금품수수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정치인에 대한 보강수사와 '33명+α'에 대한 수사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검찰로서는 정씨의 진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입장.

하지만 서울대병원에 입원중인 정씨는 지난 21일부터 일절 말을 하지 않고 있고 병원측도 정씨의실어증 증세가 정신적인 충격탓인지 아니면 고의적인 것인지 정확한 원인을 진단하지 못하고 있어 검찰의 애를 태우고 있다.

검찰은 고령인 정씨가 강도 높은 재수사에 충격을 받아 실어증에 걸렸을 수도 있지만 로비를 벌인 인사들중 자신이 보호해야 할 것으로 판단한 정치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러 말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보 배후에 대한 강도높은 추궁이 이뤄질 다음달 2일 국회 청문회 재출두를 피하기 위한 것도말을 하지 않는 이유중 하나라는게 검찰의 분석이다.

검찰의 고민은 정씨가 자신이 보호하고 싶은 인사들을 위해 입을 다물면 '+α'수사는 영구미제로남게될 뿐만 아니라 김용환(金龍煥)·나오연(羅午淵)·김윤환(金潤煥)·김옥천(金玉川)·이철용(李喆鎔)·박희부(朴熙富)·서석재(徐錫宰)등 금품수수 사실을 일부 또는 전면 부인한 인사들에 대한보강수사에 상당한 차질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점.

검찰은 이에따라 정씨가 입원한 이후 수사관들을 매일 병원에 보내 정씨의 정확한 상태를 체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의료진들과도 긴밀히 연락, 정씨의 동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속수무책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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