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 개정·불황 등으로 노동환경이 크게 나빠진 상황에서 맞는 올해 근로자의 날은 우울하기만 할 뿐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근로자들의 단합이 중요합니다"
배주식(33) 이향미씨(32) 부부가 맞는 근로자의 날은 남다르다. 이들은 국내 유일의 부부 노조위원장이다. 간혹 재야 노동단체에서 함께 일하는 경우는 있지만 제각각 노동조합 대표를 맡고 있는 것은 이들 부부가 국내에서는 유일하다.
남편 배씨는 한국노총 소속의 포철로재 제조부문 노조위원장, 아내 이씨는 민주노총 계열의 포항성모병원 노조를 이끌고 있다. 따라서 노동문제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차이를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이위원장은 민주노총 소속답게 "아직은 투쟁으로 얻어야 할게 많다"는 입장인 반면 배위원장은 "사용자와 대화를 통해 보다 많은 것을 쟁취하는 한국노총의 실리주의가 근로자들에게 더 보탬이된다"는 자세다.
이같은 견해차는 가끔 집안으로까지 연장되기도 하지만 결과는 매번 '무승부'. "민주노총의 합법성 획득으로 노동단체도 양대기구 체제가 성립된 만큼 각각 특색있는 노동운동을 펴야 한다"는게결론이다.
지난 90년 친구의 소개로 만나 결혼한 이들은 지난 95년 10월과 12월 각기 직장의 노조대표를 맡았다. 배씨는 본인이 원해서, 아내 이씨는 간호사중 맏언니격이란 이유로 '등 떠밀려'."처음에는 가정의 혼란을 우려해 노조위원장을 한다는데 반대했지만 노동운동도 환경운동이나 생활실천운동과 같은 하나의 사회건강 운동이라는 생각에서 서로 이해하기로 했다"는 이들 부부는"외아들 정윤이(7)에게 결코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포항·朴靖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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