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수성고문 진로

신한국당 이수성(李壽成)고문의 대선을 향한 본격적인 비상은 언제 시작될 것인가.그럴 경우 그의 파괴력과 성공가능성은? 정치권의 이고문을 향한 두 화두다.

비상을 준비하는 그의 몸짓은 시작된 듯하다. 그는 3월 31일 경북 칠곡 선영을 방문하면서 당내경선에 나설 뜻을 간접 표명한 이래 지난달 18일 4·19혁명조찬기도회에서'단심가'를 읊으며 좀더 나아갔고 이어 30일 광주 망월동 묘역을 참배한 자리에선"국민과 국가에 헌신하겠다는 결심이 서면 당내 추대여부와관계없이 단 한표가 나오더라도 국민들의 선택에 맡기겠다"면서 당내뿐 아니라 야권까지 시계를 넓혀가며 출마의향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러나 결심을 세우기 위한 그의 장고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고문은 1일 기자에게 "나라를위해 나를 희생할 자세가 되어 있으며 누구 못지 않은 능력과 정성으로 국민을 위해 봉사할 자신이 있는가 하는 두가지 문제를 두고 거듭 자문자답하고 있다"면서"5월 중순이후 출마 여부를결정하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좀 더 적극적인 입장으로 다가서고 있다"는 말을 덧붙여 최근의 거듭된 출마시사발언들의 배경을 뒷받침했다.

그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할 경우 그의 정치적 여건은 어떤가. 사실 이고문은 그간 정치권에서 예비 대선주자로서의 부침을 거듭해 왔다. 지난 연말 당정개편설과 관련 총리이던 그가 당 요직에옮겨 앉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위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김심(金心)'을 등에 업고 상승세를타다 가라앉았다. 이어 지난 3월 당정개편에서 그가 마침내 당고문으로 영입되면서 또 다시 바람이 불기 시작,민주계의 '이수성 대안론'이 확산되며 급상승하다 노동법, 한보사태 등으로 김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당내 최대계보인 민주계 또한 위기에 처하자 또다시 퇴조하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고문의 이같은 두차례 부침은 '정치초년병'에다 원외라는 그의 정치적 좌표에 따른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대목들이 되고 있다. 김심과 민주계가 그를 향하고 있다고 상정됐을때만 그의 정치적 '양명'이 한껏 고양된 형국이기 때문이다. 물론 강한 친화력을 갖고 마당발로 통하는그의 무한한 인적 자산이 이때마다 곁들여져 평가되기도 했고 이번 대선 최대의 관건지역인TK출신이란 점도 그의 부상에 일조했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여전히 그가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극대화해 파괴력을 갖기까지의 가장 중요한 필수조건으로 김심과 민주계를 꼽는데 이론이 없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이수성, 이홍구고문의연대설조차도 사실상 이들의 조력없이는 추진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하지만 김심은 급기야 중립을 지키겠다며 물러나 앉았고 위기에 빠진 민주계는 스스로의 단합을 추스르기조차 여념이 없으며 게다가 부산쪽 일부 민주계인사들은 박찬종고문 쪽으로 기우는 듯한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그를 겨냥한 '색깔론'또한 그에게 다가가고픈 인사들을 주춤하게 만들고 있다.그를 둘러싼 정치적 여건이 이처럼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음에도 정작 그는 태평 무사해 있다. 이고문은"앞서 얘기한 두가지 문제에 대한 해답이 내려진다면 추대니 합종연횡이니 하는 것은 기술적 문제에 불과하며 이같은 것과 상관없이 내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계 인사들을만난 적은 있지만 만나자고 할때만 만난다고도 했다. 동생인 민주당 이수인(李壽仁)의원이 자민련 TK인사들을 만난 것과 관련, "그렇게 하라고 말한 적도 없으며 나서지 말라고 충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출마 여부와 관련,"주위에서 '실기(失機)한다'며 조속한 입장표명을 주장하는 이들이 있지만 승패는 관계없으며 방향이 옳으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이같은 '비현실적'언급들은 순수한 정치초년병이어서일까 아니면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데따른 과도한 자신감 때문일까. 일단 5월 중순경 그의 결심을 지켜봐야할 것 같다.〈裵洪珞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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