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전 필자가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스탠퍼드대학에 근무할 때 가까운 이웃들과 자동차로 서너시간 거리인 '요세밑'국립공원에 놀러간 적이 있다. 이곳을 둘러싸고 있는 산 정상은 만년설로덮여있고 주변은 수려한 산세, 까마득한 산허리에서 떨어지는 거대한 폭포, 울창한 숲등이 서로어우러져 그 경치가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다. 특히 맑고 깨끗한 냇물이 흐르는 분지 형태의 중앙에 위치한 야영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독서나 산책을 하며 완벽한 자연의 질서에 순종하는듯 하였다.
우리 일행은 냇가 호젓한 곳에 자리를 잡고 마침 점심때가 되어 불고기 식사를 준비하느라 각자가 바빴다. 한편 아이들은 바로옆 물가에서 즐겁게 놀고 있었는데 필자의 딸아이가 일회용 종이접시에 나무젓가락을 꽂아 배를 만들어 옆에 흐르는 냇가에 띄우는 것이었다. 나는 딸애의 아이디어가 참신하다고 여겨 칭찬을 하였더니 그 자리에 있던 여러아이들이 너도나도 접시배 띄우기에 참여를 하였고 나는 이 광경을 매우 흐뭇하게 바라보았었다.
잠시후 미국인 서너명이 흘려 보낸 접시배들을 주워 내게 건네면서 화를 내는 것이었다. 필자는그 순간 속으로 미국 최고의 대학에서 연구하고 가르치는 환경공학박사 특히 수질을 전공한 나에게 감히 환경오염 운운하는 그 미국인들이 괘씸하다고 생각되어, 그럴 수도 있지 않느냐며 되레화를 내어 쫓아버렸다. 그리고 우리 일행은 아름다운 대자연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유쾌한시간을 가졌다. 약 두세시간이 흘렀을까. 웬 노인이 땀에 흠뻑 젖은 채 접시배 한개를 말없이 건네주는 것이었다.
이제 우리 모두는 대안없이 환경문제를 논하기보다는 스스로가 실천하고 행동하는 환경오염의 파수꾼이 되어야 하며, 깨끗한 수질 나아가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우리의 자랑스러운 덕목중에 하나로 자리를 잡아야 할 것이다.
〈계명대교수·환경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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