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북구 어린이 꿈나무집

16세대 27명의 소년소녀 가장들이 모여사는 곳, 대구시 북구 노원2가'꿈나무집'아이들은 어린이날에도 외로움이나 슬픔을 떠올리지 않는다. 어머니, 아버지는 기억에도 희미하지만 언제나 자상한할아버지가 있고 대학생인 재현이형(24)을 비롯해 많은 누나와 형, 또래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다.할아버지는 원대새마을금고 박정구이사장(66). 지난 91년10월 전국 처음으로 북구청과 원대새마을금고가 정부지원을 받아 소년소녀 가장들의 보금자리'꿈나무집'을 시범설치했을 때의 주역이다."개원후 5년동안 아이들과 함께 잠자고 밥을 먹었습니다. 정에 굶주린 아이들과의하루하루는 전쟁이었지요. 사고투성이 아이들 때문에 학교, 병원, 경찰서 등 안가본 곳이 없습니다" 시범설치된 '꿈나무집' 이후 전국 어느 곳에서도 꿈나무집이 생기지 않은 것은 박이사장처럼 친자식을 키우듯책임지고 맡아줄 사람을 찾기가 어렵기때문이라는게 주변의 얘기다.

누나3명과 함께 개원때부터 지내온 '고참' 희재군(13)은 "사진에만 있는 엄마 아빠보다 할아버지가 더 좋아요"라며 어린이날 함께 놀러가자고 졸라댔다. 박이사장에게 아이들은 늘 이런 식이다.아무도 챙겨주지 않아 자기 생일을 잘 모르는 아이들은 용돈이 궁할 때마다"내 생일이에요"라며1년에 몇번을 생일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며칠전 수학여행을 갔다온 기종이가 사왔다"며담뱃대를 자랑스럽게 내놓는 박이사장은 "삐뚤어진 아이들은 하나도 없다"고 미소지었다.꿈나무집은 22개의 방을 2명이 하나씩 쓰고 방2개마다 부엌이 딸린 독립적인 구조. 탁구장, 독서실 등 부대시설도 많아 아이들은 별다른 부족함을 느끼지 못한다. 사랑과웃음도 넘쳐날 정도다.반면 규율은 엄격하다. 밤11시 이전 귀가, 학교 무단결석 금지, 밤10시 이후 남의 방 가지 않기등.

그러나 어린이날을 사흘 앞둔 2일, 며칠째 그래왔듯 초등학생 꼬마 6명은 어린이날 어디에 놀러갈 것인가를 두고 저희들끼리 모여 밤늦게까지 깔깔거리고 있었다. 매일신문사는 무명의 독지가들이 한푼 두푼씩 보내온 마음을 모아 3일 '꿈나무집'에 금일봉을 전달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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