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 대선주자들의 대선자금 입장

이회창신한국당대표가 92년 여당의 대선자금 규명을 공식 제기한 데 이어 박찬종고문 등 대다수의 여타 대선주자들 또한 비슷한 견해를 내놓고 있어 대선자금문제가 여권내에서조차 공개쪽으로점점 압박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지난 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민과의 대토론회에 참석한 이대표는"대선자금 문제는 일단거론된 이상 국민의혹이 규명되도록 처리되는 게 당연하다"고 언급, 여권 대선주자 중 처음으로대선자금의 공개 필요성을 공식석상에서 거론했다.

다만 그는 정치자금은 정치권 전체의 문제로 여당만 공개하면 국부적인 처리로 끝날 수 있다면서야당도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도 피력해 일정수위를 조절했다. 그는 이날 저녁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대선자금문제는 상황변화에 따라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해 해법찾기에 고심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대표는 2일 자신의 발언을 '한 대선주자의 개인적 의견'으로 물타기를 시도한 박관용사무총장의 언급조차 "대표 자격이니 경선주자자격이니 구태여 구분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하고 나섰다.박찬종고문 또한 2일 중견방송인 모임인 여의도클럽 초청토론회에 참석,"92년 대선자금에 대해김영삼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납득할 수 있는 입장표명을 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을 만나 이같은의견을 직접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문맥으로만 보면 대선자금 공개에 있어선 박고문의 목소리가 가장 높은 셈.

그러나 박고문 또한 "김대통령의 입장표명은 대선자금에 대한 국민의 용납이 대전제가 돼야한다"며 김대통령에 대한 보호막을 쳤다.

이한동고문도 "여야 지도자가 언젠가 한번은 대선자금문제에 대해 국민앞에 진솔하게 얘기해야한다"는 소극적공개론을 개진하고 있으며 이홍구고문 역시"대선자금문제는 어떤식으로든 매듭을짓고 넘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계이면서도 계보와 무관한 행보를 보이고있는 이인제경기지사도"대선자금조달과 관련한 의혹이 있다면 시간의 제한을 받지말고 그 실체가 규명돼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계출신 대선주자로 한때 대선자금과 관련, "대선자금 공개는 선택과 결단의 문제로,어떤식으로든 매듭짓고 넘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한바 있는 김덕룡의원은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자 입장정리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이들 대선주자들이 대선자금 공개 불가피론으로 기우는 데는 국민정서에 따른 불가항력적인 요인이 크다. 그러면서도 일부 주자들은 아직 김심과 최대 계보인 민주계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속에서의 신중함도 엿보이는 양상이다.

그러나 어떻든 이들 사이에는 공개 불가피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으며 여전히 이 방향으로 탄력을붙일 가능성이 더 높다. 청와대가 더욱 압박감을 느낄 것같다.

〈裵洪珞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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