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행 3년째 쓰레기종량제 구멍 뚫렸다

지난 95년 시작, 3년째 시행되고 있는 쓰레기 종량제가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쓰레기종량제는 규격봉투에 담은 쓰레기 부피를 기준으로 수거및 처리 수수료를 배출자가 부담케 함으로써 쓰레기처리량을 최소화하는 한편 청소예산의 자립화를 꾀하는 제도. 그러나 이 제도는 종량제 제외대상을 두고 있는데다 자치단체의 편의주의적인 행정등으로 인해 쓰레기를 최대한도로 줄이지 못하고있으며 처리비용을 오히려 증가시키고 있다.

최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쓰레기종량제 발전을 위한 심포지엄을 열고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 더 발전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종량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중 하나는 종량제 대상에서 제외된 다량배출업체의 쓰레기 감량 노력이 미흡하며 이같은 사업체가 증가함으로써 쓰레기양을 줄이는데 저해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

또 종량제 봉투 미사용자에 대한 선심성 규제 완화가 이뤄지는 한편 종량제 봉투 가격 현실화를이유로 일방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는등 봉투 가격의 이중적 기준도 무단 배출과 무단 소각을 야기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행정기관이 위탁업체에 쓰레기 대행을 맡기면서 처리비용을 규격봉투 수거량이 아닌주민수등 인구 비례에 따라 산정, 처리 비용이 오히려 증가하는 것도 문제이다.재활용쓰레기 수거량은 늘어나는반면 재활용품 판매시장은 위축되는등 재활용체계가 삐걱거리는것도 종량제의 정착을 가로막고 있는 요인이다.

대구시의 경우 지난 95년 규격봉투 사용률이 54.5%%였으나 지난해는 45.6%%로 8.9%%나 되레감소했다. 쓰레기 배출량은 95년 99만3천여t으로 전년도에 비해 22.3%% 감소했으나 지난해는96만2천여t으로 전년도에 비해 3.1%% 감소하는데 그쳤다.

규격봉투 판매금액은 지난 95년 1백80억4천여만원에서 지난해 1백86억9천여만원으로 3.6%% 증가했으며 청소예산 자립도는 95년 46%%에서 지난해 29.6%%로 떨어졌다. 이는 소각장이나 매립장등의 시설투자 비용이 늘어난 것이 원인이나 봉투 사용률을 높이지 못하는 방만한 행정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재활용쓰레기는 94년에서 95년 사이 무려 2백26.8%%가 증가한데 이어 95년에서 지난해까지2.5%% 늘어났으나 지난해 배출로 인한 수입은 95년에 비해 31.9%%가 감소했다.이와 같은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규격봉투를 사용하지 않는 업체 수를 최소화하면서 무상 공공용 봉투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쓰레기 다량 배출업체도 중·장기적으로종량제 대상에 편입시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또 청소예산 가운데 세출비용을 단계별로 명확히 구분, 자치단체의 예산절약 성과를 보여주어야하며 행정 비효율로 인한 봉투값 상승부분과 처리시설 투자비등으로 인한 봉투값 상승부분을 구분, 종량제 실시로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이익을 분명히 제시할수 있어야 한다.대구 경실련 관계자는 "쓰레기 종량제는 실시 첫해 주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었으나 점차 성과가낮아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제도상의 문제점을 보완, 지속적인 효과가 나타나도록 해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金知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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