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외국 정치지도자들의 가족관리는 엄격하다. 특히 독일의 헬무트 콜총리는 지난해초 장남이 미국서 결혼했지만 참석하지도 않았으며 아무도 눈치챈 사람이 없었다. 최근 손자를 얻었지만 지방신문인 빌트지에 보도됐을뿐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정치지도자들의 가족에 대한 엄격성 내지 보안은 친인척들이 정치활동의 틈바구니에 비집고 들어 스캔들을 유발할 걱정보다는 그들의 프라이버시보호를 위해 아예 공과 사에 대한 차단막을 두텁게 쳐버린다는 것이다. 그런 나라들은 무슨 인맥들이 형성되지 않을뿐아니라 부정한 돈이 모이고 쌓여 썩지 않는다. 우리 현대사에서는 대통령자녀들의 근황이 콜총리가족처럼 조용하게 베일에 가려져 있은적은 단한번도 없다. 고 박정희대통령의 둘째딸 근영씨는 집요하게 따라다니는 경호원들을 캠퍼스내에서 따돌리고 생맥주집을드나들었단 일화는 유명하다. 토니 블레어 영국신임총리는 최근 언론사에 "세자녀에 대한 과잉취재를 삼가달라"는 편지를 보냈다. 총리는 "우리 아이를 보통아이들과 똑같이 평범하게 키우고 싶다"는게 이유였다. 그렇다. '평범'이 '특별'로 급승격하면 부작용이 생기기 때문이다.신임총리는 노동당 당수시절에도 설거지를 직접 했으며 지금도 관저에 가정부를 두지 않는 전통을 지키고 있다. 우리 정치사에는 수렴청정이란 미명하에 어머니가 국사를 주무르거나 부인이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흔적이 흔하다. 공통적 사실은 가족이 날뛴 시대치고 태평연월이 없었으며 국사를 그르친 친인척치고 불행한 일생을 보내지 않은이가 없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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